[정수지의 미술로 보는 마음이야기] 인생의 위기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게 되는 위기는 얼마나 있을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최대한 평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꽤 힘든 일임을 우리는 인생의 한 시점에서 깨닫곤 한다. 어떤 이에게는 그 위기가 더 일찍, 더 자주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조금 더 더디게 다가오기도 한다.


▲ 정수지 미술심리치료 연구소 대표


‘위기를 한 번도 겪어보지 않고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인생을 총 8단계로 나누어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를 제시한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은 위기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하지 않았다. 에릭슨은 각 발달단계에서 주어지는 위기를 한 개인이 어떻게 극복했느냐에 따라 그 후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성공적인 극복은 자아의 통합이나 성취감을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됨을 주장한다.

삶의 한 시점에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위기라면 우리는 그 위기를 어떻게 활용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에릭슨이 제시한 발달단계 중 첫 번째인 신뢰감 대 불신감의 단계는 유아가 적절한 보살핌을 받아 세상과 타인에 대한 신뢰를 형성해 가느냐 혹은 불신을 갖게 되느냐의 문제를 거론한다. 이 시기에 신뢰감을 형성한 아이는 커서도 타인과의 관계를 성공적으로 맺을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불신의 경험 역시 참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부분으로 보았다.

그 이후 우리는 삶의 끝 노년기에 접어들어 ‘나의 인생은 만족스럽구나’ 하고 느끼며 죽음을 준비하기도 하고 후회와 아쉬움을 느끼며 절망하기도 한다고 한다. 위기를 인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해 본다면, 마지막 순간에 만족감을 느끼며 떠날 수 있는 이들은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하였는지, 혹은 받아들였는지가 궁금해진다.

만약, 지금 현재 위기를 겪고 있거나 과거에 겪은 위기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면 오늘 밤 하얀 종이 앞에 차분히 앉아 나의 인생을 보다 만족스럽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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