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아빠의 캥거루 육아] 긁어 부스럼

‘긁어 부스럼’이란 말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을 공연히 건드려서 걱정을 일으킨 경우를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괜히 일을 키우지 말라는 뜻인데 이는 피부의 질환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부스럼이란 피부에 생기는 종기(모낭염, 농양)를 통칭하는 말로써, 세균에 의한 2차적인 피부감염상태를 이릅니다. 오늘은 피부의 감염과 손상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아이들의 피부는 어른보다 연약해 손상을 받기가 쉽습니다. 활동량도 많고 어떤 행위를 한 후에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예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잘 다치게 됩니다. 화상을 입을 수도 있고, 넘어져 긁히는 상처가 생길 수도 있고, 모기에 물리거나, 청소년들은 여드름을 짜다 상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선 화상을 입었을 때는 추가적인 피부의 손상을 막기 위해 15~20분 정도 깨끗한 흐르는 물에 화상부위의 온도를 낮추어 줍니다. 이때 옷을 입고 있는 상태라면 옷을 벗기다 피부가 옷에 들러붙는 손상이 올 수 있으므로 옷을 굳이 벗기지 마시고 옷 위로 물을 흘려주셔도 됩니다. 시원하게 해준다고 얼음을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물집이 생겼을 경우 물집은 터뜨리지 않고 병원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넘어져서 생기는 상처는 반드시 병원진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아스팔트나 흙먼지가 잔뜩 있는 곳에서 넘어져 이물질이 들러붙은 경우 초기에 확실한 제거가 필요합니다. 이는 상처 치유과정에서 이물질이 피부에 착색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벗겨진 피부에 항생제 연고의 사용은 상처의 치유와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추천합니다.

상처치유 밴드의 경우 폼(foam)제제나 겔(하이드로콜로이드) 형태의 제제가 있는데, 이는 상처부위 수분을 흡수하고 상처에 밀착하여 습윤한 환경을 만들어줘 상처의 치유에 도움이 됩니다. 진물의 양에 따라 두 가지 형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폼제제가 진물의 양이 많을 때 도움이 됩니다. 상처부위에 감염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3~5일간은 초기 소독 후 떼지 않고 붙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모기에 물리면 유독 잘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는 스키터증후군이라하여 통상 모기알레르기를 이릅니다. 긁으면 긁을수록 더 가려움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므로 초기에 가려움이 완화되도록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바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면 물린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면 가려움 완화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자꾸 긁다보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기 쉬운데, 피부에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농가진이나 봉와직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한 긁어부스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얼굴에는 위험 삼각지(dangerous triangle)라고 부르는 부분이 있어 이곳에 상처가 생기거나 여드름이 생긴 경우, 콧털 등을 제거할 때는 주의를 요합니다. 미간과 양쪽 입술 끝을 잇는 가상의 삼각형 부위 안쪽은 혈관이 머리 안쪽과 직접 연결되므로 감염이 발생했을 경우 뇌에 감염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여드름을 손으로 짜거나 콧털을 자르다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위에서 보았듯 피부에 상처나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첫째도, 둘째도 직접 손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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