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희의 건강한 호르몬] 코로나 19, 확찐자, 그래서 어쩌라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확찐자(살이 확 찌게 된 사람)가 늘어났다. 이번주 발표된 2020년 국민건강 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남녀 양측 모두의 비만 유병률이 높아졌는데, 특히 30~ 4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2021년에도 다르지 않으리라. 야외에서도 실내에서도 충분히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8000여 명에 육박하고, 중환자실이 없어 사망자가 속출하는 이 시기에 적극적으로 운동을 권해 드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어쩌란 말인가 ?

▲ 안재희 혜민병원내분비내과 과장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을 비롯한 성인병을 유발할 뿐 아니라, 혈관질환, 암 등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최근 비만을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치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비만은 다양한 호르몬에 영향을 주고 역으로 여러가지 호르몬은 비만에 영향을 준다. 호르몬과 비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부신호르몬, 식욕촉진호르몬, 식욕억제호르몬 등등, 사실 비만은 뇌와 신체가 호르몬으로 대화한 결과물이다.

호르몬이 원활하면 체중이 줄어들까 ? 많은 경우에서는 그렇다.


오늘은 그 중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부신호르몬을 강조해 보고자 한다. 부신호르몬, 즉 코티졸은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분비가 된다. 코티솔이 많이 분비가 되면 렙틴이라는 식욕억제호르몬이 감소한다. 그러면 배가 고프지 않은데, 입이 심심하고, 특정한 음식을 먹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음식 특히 당분을 섭취하면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우리 몸은 이를 학습해 힘들고 우울할 때 자꾸 당분을 입에 넣고자 한다.

“아니 선생님, 술도 먹지 말아라, 담배도 안 좋다. 달달한 간식도 못먹게 하면 무슨 재미로 삽니까? ”

이 코로나19 시국에 우리가 비만의 늪에 빠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사실 ‘입 단속’ 밖에 없는데, 이것은 사실 인생의 재미, 즉 ‘마음 단속’ 과 연결돼 있다. 감정적 허기를 감정적 과식으로 이어지게 하면 비만은 더 악화될 뿐이다.

환자들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나 역시도 나빠지는 코로나19 중환자를 보살피다보니 마음도 식사도 예전 같지 않다. 오늘은 창문을 열고, 신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틀고 숨어서 춤을 춰 본다. 뭣도 아닌 막춤을 말이다.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아있어 주어서 고맙고, 당신이 있어서 행복하다. 입을 채우는 것이 아닌 마음을 채우는 이 겨울이 되기를... 소소한 행복은 당신을 날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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