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킹스칼리지 병원장 “백신 의무화, 의료진 1000여명 잃을 것”

일간 ‘더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4월 도입 예정으로 알려진 국민보건서비스(NHS) 종사자 백신 의무화 조치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런던 시내 한 병원에서만 의료진 1000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클라이브 케이 런던 킹스칼리지병원(KCH) 원장은 “이 병원 직원 1만4000여 명 가운데 10%가 아직 백신 첫 접종도 하지 않았다”며 “백신을 맞지 않고 환자와 대면하지 않는 다른 일에도 배치되지 못하는 직원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 원장의 이 발언은 지난 7일 이 병원을 방문한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이 코로나19 중환자실 의료진과 설전을 벌인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날 중환자실 마취과 의사인 스티브 제임스는 장관에게 NHS 직원에 대한 백신 의무화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자비드 장관은 ‘백신 반대 광신자들’이 ‘의미 없는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중이다.

그는 ‘더 메일 온 선데이’를 통해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백신에 대한 회의감을 부추기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백신 반대자들의 위험한 헛소리에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영국 정부는 지난해 5∼10월 코로나19 증상 입원자의 96%가 백신 미접종자였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임신부에게도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자비드 장관은 KCH를 방문했을 때 “한 상담사가 코로나19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70%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하면서도 자신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했다”며 “이것은 백신 접종에 대해 긍정적인 결정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아직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NHS 종사자의 91%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으나 9만 명 이상은 여전히 백신을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 원장은 전날 BBC에 출연해 직원들이 백신을 맞도록 독려하는 게 제 일이지만 개인의 선택도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직원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선 1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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