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눈 속에 벌레가 있어요! 비문증이란?

안녕하세요, 눈 건강 주치의 김안과병원 정종진 입니다.


안과 진료를 보러 오시는 많은 환자분들 중에 눈 앞에 날파리가 보인다고 말씀하십니다. 갑자기 눈 앞에 뭔가 떠다니는 것이 생겼다며 응급실로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없던 것이 갑자기 눈 속에 생겼으니, 눈 속에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오늘은 이러한 날파리증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비문증의 증상
환자분들께서 말씀하시는 증상은 다양합니다. 까만 점들이 떠다닌다, 날파리가 날아다닌다든가 벌레가 보인다 라고 말씀하시거나, 개구리 알 같은 것이 떠다닌다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까만실 같은 것이 보인다든가 아지랑이가 보인다고 호소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눈을 좌우로 돌릴 때마다 같이 따라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어두운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햇빛이 밝게 비치는 공간이나, 하얀 벽을 바라본다든가, 천정의 형광등을 바라볼 때 비문증이 더 자주 나타납니다. 책을 읽을 때, 하얀 바탕 쪽에 비문증이 자꾸 나타나 신경 쓰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2. 비문증이란?
비문증(飛蚊症)의 한자를 뜻 풀이해보면, “모기(蚊)가 날아다니는(飛) 증세(症)”입니다.


환자분들 말씀 그대로 벌레 같은 것이 떠다니는 증상을 말합니다. 비문증은 한글 용어로 “날파리증”이라고도 하며, 날파리증은 정식 한글 의학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3. 비문증은 왜 생기나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문증이 갑자기 생겼을 때, 눈 속에 큰 병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으십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비문증은 일종의 노화 현상으로 설명 드립니다. 사람의 눈 속에는 유리체(琉璃體, vitreous body)라는 투명한 젤리 같은 조직이 있습니다. 유리처럼 투명해서 유리체라고 불립니다.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큰 공간을 유리체가 꽉 채우고 있는 형태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이러한 유리체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이 때에는 비문증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가 서서히 액화(液化, liquefaction) 현상이 나타납니다. 액화되는 과정에서 유리체가 망막으로부터 분리가 되고, 유리체 속에 조그만 혼탁 물질들도 생기게 됩니다(그림 1).


눈 속으로 빛이 들어갈 때 이러한 혼탁 물질에 의해서 그림자가 지게 됩니다. 이러한 그림자 때문에 검은 형체가 눈 앞에 보이게 되는데, 이 때 나타나는 그림자 때문에 날파리가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그림 2)


▲ Figure 1. 유리체 속의 부유물


▲  Figure 2. 비문증이 있을 때 보이는 시야

다음시간에는 언제 비문증이 잘 나타나는지, 과연 이 비문증은 어떤 질환의 전조증상인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