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의 안티에이징 클리닉] 잘 알수록 걱정 없는 고혈압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만성질환은 무엇일까? 


당뇨, 이상지질혈증 (고지혈증)도 많이들 앓는 질병이지만, 정답은 바로 고혈압이다.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고혈압 질환자는 12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의 경우 30대 이상인 남성 기준 3명 중 1명, 여성 기준 5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 이규원 종로연세의원 원장


세계보건기구(WHO) 공식문서에 의하면, 전 세계인구 중 12억8000만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고혈압에 대해 잘 알릴수록 더 높은 치료율을 나타낸다고 발표했다. 알아 둬서 좋을 일만 있을 고혈압에 우리 모두 잠시 시간을 내보자.


고혈압은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

고혈압이란 말 그대로 혈압이 기준치 이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한다. 혈압이 높으면 피가 구석구석 잘 가서 좋을 텐데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낡은 수도관에 고압의 물을 보내면 수돗물이 새거나 수도관이 파열될 수 있듯이, 나이 들어 탄력이 떨어진 혈관에 높은 압력의 피가 지속적으로 흐르면 혈관에 크고 작은 손상이 발생된다.


이후 그것들로 인해 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혈관이 막히는 문제(뇌경색, 심근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상항이 발생하기 전, 조기에 고혈압을 발견하고 치료해야 향후 생길 수 있는 큰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의 기준
고혈압의 기준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으로 구성된다. 수축기란 심장에서 피를 쥐어짜서 온 몸으로 보내는 때를, 이완기란 심장이 펴지면서 심장내부로 피가 들어오는 때를 말한다. 당연히 수축기 혈압이 더 높으며 일반적으로 혈압을 표시할 때 앞쪽에 수축기 혈압을, 뒤쪽에 이완기 혈압을 표시한다.


미국기준과 WHO기준이 다르다. 미국은 130㎜Hg~80㎜Hg를, WHO는 140㎜Hg~90㎜Hg를 따른다.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WHO기준을 따르고 있다. 평소 혈압이 140/90㎜Hg 중 앞이나 뒤 숫자 둘 중 하나만 높아도 고혈압 진단을 받게 된다.

고혈압의 원인

고혈압의 원인으로 선명하게 밝혀진 항목은 없다. 특별한 원인 없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는 진단명을 붙인다. 전체 고혈압 중, 이 일차성 고혈압이 90% 이상이다.


그 외 뚜렷한 원인이 있는 속발성 고혈압은 5% 이하의 발병율을 갖고 있으며, 신장질환 혹은 혈관질환 등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속발성 고혈압이 의심된다면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밝혀내는 조사가 꼭 필요하다.


예를 들어, 20~30대 젊은 층의 수축기 혈압이 200㎜Hg 이상일 경우 바로 고혈압약을 처방하기보다는 추가적인 검사를 해서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의 치료
고혈압은 원인보다 진단이 중요하다. 증상 없이 나타나는 일차성 고혈압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고혈압 진단은 전단계, 1기 고혈압, 2기 고혈압으로 나뉘며, 그에 따라 증상과 치료접근법이 달라진다.


심뇌혈관, 뇌졸증,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과 함께 진단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위험인자와의 상관관계 안에서 진단과 치료를 행한다. 안정된 상태에서 여러 번 측정한 혈압이 계속해서 140/90mmHg를 넘는다면 고혈압진단이 가능하며 약물치료 대상이 된다.

대부분의 고혈압은 적절한 약물치료로 조절이 가능하다. 고혈압은 처방가능한 약만 해도 1000여종이 넘을 정도로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1가지 종류의 약으로 시작해서 혈압상승에 따라 2제, 3제, 4제까지 동시에 처방하기도 한다.


고혈압은 약만 잘 쓰면 99% 이상 정상으로 조절가능하니 혈압이 높다면 병원에 방문하자. 시중에 떠도는 괴담 중 혈압약을 한번 먹으면 평생 끊을 수 없고 끊는 순간 큰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동안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원래대로 올라가며 그 이점을 누리지 못할 뿐이다. 실제로 고령층의 경우 혈압이 점점 낮아지면서 혈압약을 용량을 낮추는 경우도 많으며 아예 혈압약을 끊어버릴 수 있는 경우도 제법 있다.


하지만, 모든 결정은 의료진과 상의 후에 결정하여야 하며 임의로 혈압약을 끊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고혈압에 대처하는 좋은 습관
고혈압에 대처하는 좋은 습관은 기본적으로 소금(나트륨) 섭취 제한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6g 이하로 섭취하기를 대한고혈압학회는 권장한다. 특히 한국인의 식습관 상 국물요리가 많은데 고혈압환자는 짠 국물을 다 마시면 안된다.


채소, 과일, 저지방 유제품의 섭취 또한 권장한다. 절주와 금연은 기본 사항이며, 하루 30분 이상 주5회 이상 중등 강도 이상의 유산소운동을 권한다. 체중감량 또한, 고혈압을 대처하는 좋은 생활습관이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는 진료실 혈압 측정 뿐 아닌, 가정혈압 측정을 장려하고 있다. 가정혈압 측정 수치가 예후에 좋은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혈압 일기작성도 함께 추천하는 습관이다. 집에서 재는 가정용 혈압측정기가 요즘엔 상당히 정확하다. 집에서 하루 1~2번 혈압측정으로 본인의 혈압변동성도 체크해, 병원에 혈압기록지를 지참하여 내원한다면 의사 입장에서 진료에 더 도움이 된다.


단, 일정수치 이상의 고혈압은 생활습관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노력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인근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적 진료와 함께 혈압약을 처방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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