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덕진의 포켓 한의학] 대표적인 기력 보강 약재: ‘황기’ 이야기

우리에게 황기는 흔히 삼계탕에 인삼, 마늘, 대추와 함께 넣어서 먹는 약재로 알려져 있다. 황기는 콩과 황기 또는 몽골황기의 뿌리로 국내산과 중국산을 주로 약재로 사용한다. 우리나라에서 황기는 주로 경북, 강원의 산재에서 자생하고 전국에서 재배가 된다. 중국에서 황기는 흑룡강, 길림성, 하북, 산천, 내몽고 등지에 분포하며 이를 수확한 것을 수입한다.


▲ 반덕진 덕진한방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황기의 마른 뿌리는 원기둥 모양으로 뿌리가 갈라지는 경우는 드물다. 황기의 윗부분은 비교적 굵고 아랫부분은 윗부분보다 약간 가늘며 윗부분과 아랫부분은 모두 편평하고 길이는 주로 20~70㎝, 굵기는 1~3㎝이다.

황기의 표면은 노란 회색이거나 연한 갈색이고, 전체에 불규칙한 세로주름이나 세로로 된 홈이 있으며, 뿌리의 질(質)은 굳고 약간 질기며 가루 성질을 띠고 있다. 황기는 독특한 향기가 있고 맛은 약간 달며 씹으면 콩과 같은 맛이 난다.

황기의 품질을 따질 때에는 뿌리가 굵고 마치 화살처럼 길며 주름이 적고 뿌리의 질이 단단하며 만졌을 때 가루가 묻어나는 느낌이 강하고 맛이 단 것을 좋은 품질로 본다. 그밖에 뿌리가 가늘고 작으며 뿌리의 질이 비교적 연약하고 가루성질이 약한 것이 2급품이다.

황기는 예로부터 약재로 활용됐다. 황기는 약재로 쓸 때는 껍질을 벗겨서 사용하며 3년근 이상이 돼야 기력을 보하는 보기(補氣)작용이 있어서 약재로 사용 가능하다.

황기의 효능에 대해 언급한 옛 문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황기가 몸에 난 종기, 만성적인 피부염증, 한센병 등을 치료하며 염증으로 인한 농을 배출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원기를 회복시킨다고 했다.

명의별록(名醫別錄)에서는 황기가 여자의 자궁에 생긴 염증을 치료하고 남자의 기력 저하를 치료하며 갈증, 복통, 설사를 멎게 한다고 했다. 약성론(藥性論)에서는 황기가 등에 난 종기, 천식, 신기능 저하를 치료한다고 했다.

일화자본초(日華子諸家本草)에서는 황기가 기력을 보강하고 근육과 뼈를 자라게 하고 혈액을 풍부하게 하며 몸 안의 종양이나 혹을 제거한다고 했으며 림프절과 장의 염증, 출산 전후의 많은 증상, 월경 불순, 당뇨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황기가 기력저하가 심해 몸이 여윈 증상을 치료하고 오한과 몸에서 열이 나는 증상을 먹게 하며 신장의 기능이 약해서 청력이 저하된 것을 치료하고 피부의 염증을 없앤다고 했다.

또한 기력이 허약해 나타나는 식은땀과 저절로 나는 땀을 멎게 하며 피를 토하는 증상을 치료하고 소화기를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황기는 주로 항염증, 항종양, 면역증강, 성장호르몬촉진, 강장, 이뇨, 자궁질환 치료, 지혈 등의 효능이 있어 이를 치료에 활용해왔음을 알 수 있다.

황기에 대한 최근 연구를 살펴보면 황기가 항노화 효과, 항암효과가 있고 뇌의 혈전 형성을 억제하고 심혈관질환 치료효과가 있으며 높은 항산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어서 앞으로 항노화 치료, 항암치료, 뇌혈관, 심혈관 질환 치료, 항산화 치료에 황기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황기는 신선한 것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있고, 굽거나 볶아서 쓰는 경우가 있는데 각각의 효능이 다르다. 황기를 그대로 쓰면 염증을 배출하고 통증을 멈추게 하며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상처를 회복시키며 피부표면의 땀샘을 줄여 과도한 땀의 배출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반면 황기를 볶아서 쓰게 되면 떨어진 기력을 끌어올리며 기력을 보강하고 혈액 생성을 촉진하며 체액대사를 활성화해 부기를 제거하는 효능을 가진다. 또한 몸이 허약한 증상에 쓸 때는 황기에 꿀을 발라 구워서 쓰면 기력을 보강하는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따라서 몸에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황기의 가공을 달리 해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상의학 관점에서의 황기는 성질이 따뜻해 몸이 차가워지기 쉬운 소음인에게 적합한 약재이다. 그 중에서도 황기는 소음인이 감염성 질환으로 인해 몸에 땀이 많이 나서 발열, 오한이 있는 경우와 기력이 저하돼 땀을 과도하게 흘리는 경우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 활용된다.

하지만 소음인이라도 소화 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기에 사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그밖에 소양인과 태음인은 황기의 따뜻한 성질로 인해 몸에 열에너지가 쉽게 쌓일 수 있어서 황기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은 체질적으로 몸이 건조하기 쉬워 이뇨효과가 있는 황기는 몸을 더 건조하게 하므로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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