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의 안티에이징 클리닉] 고지혈증? 놉! ‘이상지질혈증’입니다

1. 용어정리 – 고지혈증 / 이상지질혈증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흔한 만성질환 3가지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다. 오늘은 고지혈증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예전에는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무조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고지혈증이라는 진단명을 붙였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 콜레스테롤 중에서도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높을수록 좋은 것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낮을수록 좋은 것이다.


▲ 이규원 종로연세의원 원장


간혹 LDL이 높지 않으나 HDL이 높아 총 콜레스테롤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진단은 고지혈증이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콜레스테롤 수치보다는 HDL, LDL, 중성지방의 수치가 각각 어떻게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환자의 성별, 연령, 기저질환, 가족력, 흡연력 등에 따라 목표로 해야 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다르므로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의사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우리가 혈액검사를 받은 후 받는 결과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보아야 할 수치는 LDL과 중성지방(TG)이다.


2. LDL/HDL/중성지방
LDL은 저밀도지단백(Low Density Lipoprotein)을 뜻하며 혈관에 쌓이고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반면 HDL은 고밀도지단백(High Density Lipoprotein)으로써 HDL은 혈액 중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좋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린다.


중성지방(TG/Triglyceride)은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쓰이나 혈중 수치가 과도한 경우 당뇨병, 고혈압 등의 대사질환 위험을 높일 뿐더러 중성지방자체가 LDL로 변환되어 동맥경화 및 혈관질환의 유발인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요약하자면 LDL과 중성지방(TG)은 수치가 높을수록 나쁘고 HDL은 수치가 높을수록 좋다.


3. 왜 치료해야 하는가
LDL이나 중성지방이 높은 채로 살아가면 혈관 내 콜레스테롤이 침착해 혈관 내경이 좁아지게 된다. 그로 인해 혈류순환이 충분하지 않아 허혈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이 협심증이다. 이 상태에서 더욱 진행되면 혈전이 생겨 혈관내로 날아가거나 혈관이 막히는 일이 생기게 된다.


날아간 혈전이 혈관을 막는 경우가 우리가 무서워하는 치명적인 혈관질환들이다. 뇌동맥의 혈관이 막히게 되면 뇌경색, 심장의 관상동맥 혈관이 막히게 되면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말초동맥이 막히게 되면 해당부위에 저림증상, 수족냉증, 운동능력저하와 같은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런 심각한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상지질혈증은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4. 약물치료 – 당뇨병 발생의 위험?
이상지질혈증의 치료에는 스타틴(statin)계열의 약물이 널리 쓰인다. 이 약물은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저해하며 특히 L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집중적으로 떨어뜨리며 중성지방의 수치도 일부 떨어뜨린다.


하루 한번 복용으로 간편하며 효과가 상당히 좋고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상지질혈증의 일차 치료약물로 가장 흔하게 처방되고 있다. 드물지만 부작용으로 근염(myopathy)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약 복용 후 몸살기운 같은 근육통 증상이 반복적으로 온다면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최신 의학지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스타틴계열의 약물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하려다 당뇨병이 생긴다고?”라고 놀랄 만한 일이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스타틴 복용시 당뇨병 발병율이 약간 높아지는 것이 여러 연구 결과로 나왔다.


하지만, 겁부터 낼 필요는 없다. 스타틴으로 인한 당뇨병 유발은 매우 미미한 수준인데 반해 스타틴으로 얻는 건강상의 이득은 그 몇배~몇십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틴의 당뇨발생 위험을 연구한 논문에서도 스타틴 복용으로 인한 건강상의 이익이 손해보다 훨씬 크니 이상지질혈증에서 스타틴의 처방 및 복용에 주저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스타틴 중에서 당뇨발생위험이 거의 없는 제품도 출시되어 있으니 자세한 것은 전문의와 상의하도록 하자.


스타틴 외에도 에제티미브, 콜레스티라민, 니아신, 피브레이트 등의 약품들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유명한 오메가3 지방산도 중성지방을 낮춰주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 병원에서 오메가3를 건강보험으로 처방받을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검사하고 치료받도록 하자. LDL과 중성지방이 모두 높은 경우 스타틴과 피브레이트가 결합된 복합제도 출시되어 있으니 보다 간편한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언제까지 복용해야 할까? 정답은 없으나 고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한번 진단되면 거의 평생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약을 복용하면 지질수치가 호전되고 약을 끊을 수 있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을 끊으면 수개월 내로 다시 원래의 나쁜 수치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간혹 생활습관을 완전히 개선해 약 없이도 좋은 수치를 유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약물 복용량을 줄이다가 완전히 끊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5. 생활습관개선
운동과 식이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매일 30분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 매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천천히 걷는 산책보다는 약간 땀이 나고 숨이 차는 강도의 운동을 권한다.


예를 들면 가벼운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을 권장한다. 음식은 콜레스테롤이 높은 돼지고기, 소고기류, 닭껍질, 장어, 오징어, 내장류 등을 피하고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류, 해조류, 버섯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몸에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당분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경우 혈중 중성지방이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지나치게 단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하며 음주량도 하루 2~3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섭취하는 지방의 양을 총 섭취칼로리의 25~35% 이내로 제한하며 포화지방과 동물성지방 등의 섭취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비만이나 과체중 상태라면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6. 결론
이상지질혈증은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혈관이 막히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울만 하다. 현재의 지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혈액검사이다. 정기적인 검진을 하도록 하고, 의사가 혈액검사를 권유한다면 일단 하는 것이 좋다. 별로 아픈 데도 없는데 혈액검사를 권유한다고 나쁘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모든 질병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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