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진의 ‘신경전(全)’] 당뇨병을 진단 받은 환자분, 혹시 손발 저림은 없는지요?

우리 몸에서 혈액의 당을 조절하는 데에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체내에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또는 인슐린에 반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상태인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진다. 이런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 환자에서 지나친 고혈당이나 저혈당은 쇼크 등을 일으켜 위험할 수 있다. 당뇨로 인해 당장의 불편감이나 심각한 증상은 없다고 하더라도 불량한 혈당 조절 상태가 지속될 경우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 과장

높은 혈당으로 인해 말초혈액순환의 장애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말초신경섬유가 손상이 되며 손발 저림이 발생하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대표적이다.

말초신경병증은 당뇨병 초기에는 유병률이 적지만 당뇨의 유병 기간 20년 이후로는 50%까지 증가한다. 말초신경병증은 당뇨 유병 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불량할수록 더 잘 발생하며 그 외에도 나이,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도 영향을 준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양 발끝의 저림, 화끈거림, 무딘 느낌과 같은 이상감각 등이며 주로 야간에 자려고 누워있을 때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감각 이상이 양쪽 발끝에서 시작해서 발등, 발목, 점차 무릎까지 진행해서 올라온다.

이런 증상은 단기간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양하지 증상이 진행하면서 비슷한 증상이 양 손에도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감각 신경의 손상으로 이런 감각 이상만 발생하지만 말초신경병증이 진행하면서 운동신경의 손상도 발생하며 손발의 근력 저하도 올 수 있다.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발의 감각이 무디어져서 상처 등 자극이 발생해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이런 이유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발의 상처가 심해지며 궤양이 발생하여 ‘당뇨발’ 이라고 하는 심각한 상태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당뇨 환자의 경우 상처가 잘 낫지 않기 때문에 심할 경우 발이 썩게되며 심하게는 절단 등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는 말초신경병 이외에도 어지럼, 기립성 저혈압, 두근거림, 대소변 장애, 발한 장애 등도 자율신경계의 이상도 일으킬 수 있다.

당뇨로 인한 말초신경병, 자율신경병은 한번 발생하면 호전되기는 어려우며, 더 이상 신경의 손상이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 관리가 불량할수록 신경의 손상은 더욱 빠르게 진행하므로 일단 말초신경병이 발생했다면 이전보다 철저한 식단 관리, 운동, 투약 등을 통해 혈당이 적절한 범주 내에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당뇨병으로 최근에 진단 받고 투약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그 이전부터 혈당조절이 잘 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당뇨가 있는 환자분들이 손발 저림 등 이상 감각이 생기면 반드시 진료를 받기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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