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돈의 한방톡톡] 지루 피부염의 원인과 진단 포인트

지루성 피부염이라고 알려진 지루 피부염은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20~40대에 호발하며, 성인 중 3~5% 정도가 앓고 있는 질환이므로 우리에게 친숙한 병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병명을 듣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우선 정확한 진단을 받기가 어렵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치료 자체가 잘 안되다 보니 환자분들이 치료를 쉽게 포기하기 때문에 병명을 말하지 않고 치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흔한 병이지만 치료가 어렵기에 방치되고 있는 질환인 지루 피부염의 정확한 원인과 진단 포인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구재돈 경희샘한의원 원장

지루 피부염은 만성적인 습진에 속하는 질환입니다. 습진성 질환에 속하는 병은 크게 아토피, 알레르기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지루 피부염, 화폐상 습진, 한포진, 수부 습진 같은 것으로 나뉩니다. 이걸 크게 분류를 해보면 우선 외부인자에 의해 반응하여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습진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음식, 황사, 화장품, 꽃가루 등에 의해 발생하고 악화되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접촉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이죠.

이와 달리 열에 의해서 발생하고 악화되는 습진성 질환이 지루 피부염입니다. 지루 피부염은 우리 인체를 균형 있게 상하로 순환해야 할 열이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하고, 얼굴과 두피, 가슴, 등, 상체로 축적되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지루 피부염 환자분들은 상체로 열이 쉼 없이 올라오는‘상열감’을 대부분 호소를 합니다. 이때 상열감의 특징은 갱년기 때와 달리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열감이 아니라 하루 종일 지속되면서 얼굴이 불타는 느낌을 주는 양상입니다. 이런 이유로 지루 피부염 자체보다 상열감으로 인한 피부 작열감, 화끈거림,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열의 불균형 상태가 바로 ‘열대사 장애’입니다.

상체에 지속적으로 올라온 열만 있다면 지루 피부염은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지 않을 테지만 불행히도 지루 피부염은 피지 분비가 많은 피부 조건과 만나게 되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기름과 불이 만나는 상황이 딱 지루 피부염의 상황입니다. 상체 부위 중 피지 분비가 가장 왕성한 부위는 두피, 얼굴, 귀 주변, 가슴, 겨드랑이입니다. 이런 이유로 가장 상부이면서 피지가 많은 두피에서 먼저 생기는 특징을 보입니다. 두피의 각질, 비듬, 가려움, 홍조, 두피 속 모낭염이나 여드름양 구진들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면서 지속되죠. 문제는 이렇게 생겼다 사라지는 질환이다 보니 그 상태를 자연스러운 두피의 트러블 정도로 생각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만성화가 됩니다.

두피에서 시작된 지루 피부염은 얼굴과 가슴, 등, 겨드랑이로 퍼지게 됩니다. 두피에서 비듬, 홍조, 가려움, 두피 속 모낭염이 특징이라면 얼굴은 특징적인 모양을 보입니다. 호발하는 부위가 매우 특정적으로 눈썹 사이, 콧볼, 광대 주변, 입 주변에 전형적인 모양을 그리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초기 발생 시에는 접촉성 피부염의 양상처럼 울긋불긋한 양상으로 퍼지면서 발생하지만 만성적인 상태로 진행할 경우 특정 호발 부위에 특징적인 유형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얼굴의 홍조,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가려움, 얼굴의 심한 열감, 과도한 피지 분비를 보이지만 속 당김 역시 심하게 호소를 합니다. 만성화된 지루 피부염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위는 바로 콧볼과 입 주변, 볼 주변입니다. 콧볼과 콧볼 밑의 홍조와 입주변의 동그란 모양의 홍조 그리고 볼 주변의 나비 날개 모양의 병변이 지루 피부염 특유의 양상입니다.


그 외에 지루 피부염이 다수 퍼지는 부위는 가슴 정중앙 흉골 부위로 타원형을 그리며 여드름양 구진, 각질, 홍조를 보이게 됩니다. 또한 가슴 부위와 반대편인 등 부위에도 지루 피부염이 자주 관찰 됩니다. 또한 아주 간혹 겨드랑이에서도 홍조 형태의 병변을 보이는 경우 있습니다.

지루 피부염이 머리에 발생할 경우 두피 건선과 매우 혼동되기 쉽습니다. 또한 얼굴 병변이 있을 경우 흔한 여드름과도 혼동이 잘 되고요. 두 질환의 감별 포인트는 가려움입니다. 지루 피부염의 경우 가려움, 화끈거림, 상열감이 매우 특징적이므로 가려움이 지나치게 심하다면 지루 피부염을 일단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얼굴과 두피의 가려움, 홍조, 구진, 상열감 등 지루 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병명 조차 모르거나 왜 생기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고 지내고 있지는 않나요? 얼굴의 반복적인 트러블로 생각하며 방치하고 있지는 않나요? 지루 피부염은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만 정확한 관리와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열대사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지루 피부염은 여름철 더운 날씨로 인해 심해질 우려가 높으니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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