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은 가정의 달이었다. 가정이란 어떤 의미일까? 가정의 사전적 의미는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 혹은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가정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대부분 처음 떠올리는 심상은 엄마, 아빠, 그리고 아이들이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하며 같은 형태의 가정일지라 하더라도 그 내막은 각기 다르다. 현재 우리 주변에는 한부모 가정, 이혼가정, 재혼가정, 조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모습의 가정이 존재한다.
미술치료를 하면서 만났던 내담자들은 가족들로 인해 힘을 얻는 경우도 있었고, 그 반대로 고통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것이 가족이라고 했던가? 함께한 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희노애락을 ‘함께’ 겪을 의사나 의지가 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서로 받을 상처와 고통은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미술치료에서 흔히 사용되는 ‘동적 가족화’(Kinetic Family Drawing:KFD) 검사는 가족이 무언가 함께 하는 그림을 그려보라고 제안한다. 많은 내담자들이 무의식 중에 자신의 심리적 요소들을 녹여 표현하는데 그림 속의 인물들의 위치, 표현된 감정, 혹은 누락이나 과장 된 부분을 눈여겨본다.
그림의 결과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경우 좌절을 하거나, 분노를 느끼거나,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한다. 가정에 대한 이상향은 있을 수 있으나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가정불화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많은 고통을 주는 것이 사실이고, 해결하는 방법도 쉽지 않다.
하지만, 가정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의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만약 내가 가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면 내 주변에 이미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하고 있음을, 나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거나, 겪은 가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외감이나 이질감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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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지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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