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과 2편에 이어 동무 이제마의 생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다음의 내용은 지난 1편과 2편에서 이어지므로 읽지 않았다면 이제마의 생애 1편과 2편을 읽은 뒤 이번 편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편에서는 지난 편에서 예고한 바와 같이 청년기 이후 동무 이제마의 생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이제마 평전에 따르면 이제마는 청년기에 유랑을 하며 학문적 성숙을 이루었다.

특히 운암(芸菴) 한석지(韓錫地)의 명선록(明善錄)을 만난 것은 그의 철학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형성된 이제마의 철학 사상은 사상의학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제마가 사상의학으로 진료를 한 기록을 살펴보면 그의 나이 39세 때였다.

이 때 기록은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 기록되어 있으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소양인 환자가 한기가 심하고 열이 적은 병에 걸려 4~5일 후 한낮에 숨이 차고 호흡이 급하였다. 이때에 의학 경험이 부족하여 소양인 약으로 육미지황탕이 최고로 좋은 줄만 알고는 육미지황탕을 한 첩 썼더니 숨찬 것이 진정되었다. 그런데 수일 후에 다시 발광하고 헛소리를 하며 숨찬 것이 발생하였으므로 이번의 경우에도 지난 번처럼 육미지황탕을 한 첩 썼으나 숨찬 것이 조금 안정되는 듯 하다가 3일을 이어서 발광하더니 오후에 숨 찬 것이 다시 심해져서 백호탕을 처방하여 환자를 치료하였다.”고 했다.

이러한 점은 청년기에 이미 사상의학이라는 새로운 의학에 대한 기틀이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의학에 대해 연구하였던 동무는 무과에 응시하여 합격했다. 이를 통해 관직에도 진출하게 되어 거주지를 함흥 지방에서 서울로 옮겨 생활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제마는 동무라는 호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활동하였다. 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그는 의학뿐만 아니라 유학도 함께 연구를 하였으며, 유학에 바탕을 둔 자신의 철학 사상을 정리한 책을 차례로 집필하게 된다. 그 중 독행편(獨行編)을 완성했다.

여기서 독행(獨行)이란 올바르게 하려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경지인 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시작은 다른 사람의 거짓과 진실을 잘 구별하는 지인(知人) 즉 사람을 아는 것이라고 했으며, 지인(知人)을 잘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정성스럽게 갈고 닦는 것을 강조했다.

이후 51세의 이제마는 진해현감(현재의 마산시 진동면)으로 발령됐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유학사상을 정리한 유략(儒略)을 완성하였다. 이 유략은 동무가 44세부터 쓰기 시작해 54세 완성된 것이다.

그리고 57세의 나이에 반성잠(反誠箴)을 완성하게 된다. 반성잠은 올바른 길로 스스로를 인도하기 위해 자신을 항상 경계하는 글이다. 독행편, 유략, 반성잠은 모두 함께 격치고(格致藁)라는 책에 수록돼 있다.

격치고는 이제마의 철학 사상을 보여주며 이 철학 사상은 사람에 대해 먼저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하는 사상의학의 기초가 된다. 동무는 이후 58세의 나이에 동의수세보원을 1894년에 완성했다.

이제마는 관직에 있음에도 의학에 관심을 두고 연구했기에 동의수세보원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후 이제마는 관직에서 물러나 고양 함흥에서 보원국(保元局)이라는 의원을 열어서 환자들을 본격적으로 치료했다. 이제마는 치료와 더불어 동의수세보원을 수정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주로 수정한 부분은 실제 진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병증론 중 소음인편, 소양인편, 태음인편이었다.

이는 이제마가 창시한 사상의학은 이론보다는 실제 임상을 중시하여 임상에 중심을 두고 수정된 것임을 보여준다. 이제마는 동의수세보원의 개정작업을 1900년에 완성했으며 그 해 11월 12일에 제자 김영관의 집에서 64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동의수세보원은 저술된 시기와 인쇄된 시기에 따라 구분된다. 1894년(갑오년)에 처음 완성된 판본을 갑오본(甲午本), 1900년(경자년)에 개정된 판본을 경자본(庚子本)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의수세보원은 이제마 사후 그의 제자들이 개정된 경자본과 개정 작업을 하지 않은 갑오본을 합쳐서 1901년(신축년)에 인쇄된 것이며, 이를 신축본(辛丑本)이라고 한다. 동의수세보원을 기초로 이후에 사상의학은 점차 발전을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