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15년부터 배달 삼겹살 전문점을 창업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삼겹살을 배달한다는 컨셉이 생소하던 시절 시작한 일이라, 고객들도 신기해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생각으로 수많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뚝심있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리품을 팔며 열심히 동네 상권에 홍보물을 뿌리고, 배달도 직접 다니며, 부족한 부분은 계속 공부를 하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 어느 정도 기틀을 다졌다는 자부심이 있다.
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배달 상품의 고급화를 위해 고급스러운 포장과 지속적인 신메뉴 개발 등 노력한 결과 배달플랫폼 고객 평점에서도 최상위를 차지하고, 많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문제는 코로나가 터지면서 배달 붐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공유 키친이라는 개념 아래 우후죽순으로 유사 업체들이 난립을 하여 한때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수십~백여개에 가까운 배달 삼겹살 브랜드가 생기고 또 없어졌다. 불과 3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골목상권 보호다 뭐다 해서 대기업들의 소상공인 운영 유사 브랜드의 신규 시장 진출이 금지되기도 하고, 대형마트의 휴일 영업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소상공인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위정자분들의 입법 활동에 나름 감사드리는 마음이지만, 특정 식당이 잘된다고 했을 때, 이렇다 할 시장 보호를 받지 못하는 골목상권 식당 창업자들의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떴다 하면, 곧바로 비슷한 상품과 유사 상호로 브랜드를 내는 것이 일상이고, 심지어는 유명 식당의 소스를 만들어 드린다는 회사가 성황리에 운영 중이기도 하다. 얼마전에는 성공한 브랜드의 네이밍을 교묘하게 따라한 한 미투회사가 폐소하는 법적 이슈가 미디어에 나오기도 하였다.
체인 본사의 말만 믿고 창업했다 무수히 폐업한 절박한 배달 삼겹살 사장님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IT스타트기업은 정부 지원과 보호·투자지원책이 뒷받침 하는 반면 음식 배달과 식당 등을 어떤 도움없이 혼자만의 노하우로 만들어낸 창업자는 무수한 카피캣과 미투 브랜드로 인해 공들인 탑이 한순간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실제로 필자의 사업도 많은 위험한 상황에 부딪혔다.
그러나, 본질에 충실한 결과, 그 많은 유사 브랜드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 사라지고 다시 원위치에서 필자 사업의 본질을 바라보게 된다.
처절하고 긴 싸움 뒤 배달 삼겹살 시장은 가격경쟁, 브랜드경쟁으로 저가 이미지와 맛없는 삼겹살이라는 고객들의 평가를 남은 자는 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어렵다. IT스타트기업이라는 말처럼 식당 스타트기업도 법적 제도안에서 보호받아야 하고, 잘 키운 브랜드 하나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로도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지금 대한민국에 와 있다. 삼겹살은 대한민국이 만들었고, 세계인들이 한국을 찾을 때 꼭 먹어봐야 하는 메뉴 중에 하나로 뽑히고 있다. 카피캣과 미투의 양심에만 의지한다면, 양질의 식당 스타트기업들이 성장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부디 식당 스타트기업들에게도 본인들 고유의 노하우와 운영방식이 존중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구축과 고객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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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균 (주)모두여는세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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