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이 커지는 병…‘말단비대증’이란?

80년대 농구스타 김영희 씨의 부고가 전해졌다. 그는 한국 여자농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거머쥐는 등 활약했지만 전성기를 보내던 중 ‘말단비대증’의 진단을 받은 뒤 긴 투병 생활을 이어온 바 있다.

거인병으로도 알려진 말단비대증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과잉으로 손, 발, 코, 턱 등 신체 말단 부위가 비대해지는 희귀질환이다.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증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


▲ 픽사베이

가장 두드러지는 의심증상은 외형적 변화다. 손, 발, 코 등의 신체 말단 부위가 커지고 이마와 턱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잘 착용하던 반지, 신발, 모자 등이 작아진다. 땀이 많이 난다. 두통, 시력 이상이 생길 수 있고 목소리가 굵어지고 발음이 둔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병이 진행되면서 당뇨,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합병증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사망률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호르몬 과다 분비를 유발하는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이 최선의 치료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외과적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종양이 크거나, 수술로도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경우 방사선 치료, 약물 요법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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