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찰에 대한 공상 제도 다듬을 때

병장 월급 200만원 시대를 살고 있다.

이로 인해 준장교·장교들이 군대 지원을 꺼린다는 내용이 연일 기사화 되고 있다. 경찰은 복무 대체직을 제외하고는 지원직이라 그간 공무원과 동일시 되다 보니, 경찰 복지와 처우에 대해서는 군인만큼 공론화 되지 못하고 있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신분과 국민 정서가 맞지 않는 탓도 있다.

▲ 이천구 피해자통합지원 사회적협동조합 자문의원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경찰 월급을 현실화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랜 기간 경찰로 근무하면서 나름의 보람과 헌신의 삶을 다해왔다고 생각한다. 보직상 오랫동안 청와대에 근무하며 국빈 근접 경호 등의 업무를 해왔다.

이러하다보니 타 경찰 보직보다 사격 훈련이 많았으며 이는 간부가 되어서도 똑같은 상황이다. 경호 업무 및 시위 현장에서는 무전기 사용도 많았다.

하루 12시간 초소 근무를 하며 젊은 시절부터 무전기와 가까운 생활을 했다. 이후 시위 및 경호 현장에서도 무전기 사용을 위해 항상 이어폰을 착용해야 했는데, 데시벨이 높아 청력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시위 및 경호 현장 근무에 나서는 후배 경찰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필자는 노화와는 상관없이 갑작스레 청력이 나빠졌고 이명과 난청 등의 진단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이런 것에 대해 주장을 할 수 있는 처지나 기회가 없었고,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한 혼자만의 훈장이라 여겨왔다. 시대가 이를 근무 중 얻은 병력이 아닌 본인 개인의 지병으로 몰아간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계급 사회에서 억울하다고 항변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명·난청 증상이 심해지면서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어려워졌다. 업무 중 얻은 질병이라 판단돼 공무상 요양 승인을 냈으나 불승인을 받아 이와 관련 법정다툼을 하고 있다.

필자는 이미 경찰직을 은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와 있다. 불승인 이유는 지병이라는 것이다. 은퇴하여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난청의 문제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 문제를 빚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지금의 나이라면 ‘난청은 당연하다’고 귀결되는 게 속상한 일이다.

나는 상관없다. 결과가 어찌됐든. 그러나, 나와 같은 길을 걷는 후배 경찰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경찰들에 대한 공상제는 한번쯤 다듬어지길 기대한다. 공무원은 사기를 먹고 산다. 큰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공상대우와 열심히 일한 경찰들은 국가가 챙긴다는 믿음이 그들에게 인지 되기를 기대한다.

선배 경찰로써 먼저 이러한 부분을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 후배경찰 공무원들이 억울한 일이 생기면 안된다. 정당하지 못하다.

경찰 건강이 곧 국가와 사회·국민의 건강이다. 어찌보면 그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조그만한 관심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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