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아빠의 캥거루 육아] 아이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대요

“아이가 태어나고 소아청소년과에 접종 하러 갔더니 선생님이 아이 심장에서 잡음(심잡음)이 들린대요. 우리 아이 심장병인가요? 수술해야 하나요?”


산부인과에서 산전 초음파를 했을 때도, 태어날 때도, 출생 후 집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첫 진찰에서 심잡음이 들린다는 얘길 듣고 한걱정을 하며 병원에 오시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1. “심잡음이란 무엇인가요?“


사람의 심장은 “쿵” “쾅” 거리는 소리를 내며 정상적인 박동을 하게 되는데, 이 정상적인 쿵/쾅 소리의 사이, 혹은 전·후에 정상적으로 들리지 않아야 할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소리가 들릴 때 심잡음이 있다고 표현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심잡음은 선천성 심장병에 동반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며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을 갖고 있는 심장에서도 들을 수가 있습니다.

2. “심잡음이 들리면 과연 심각하고, 힘들고, 중하고, 수술이 필요한 병만 있는 것일까요?”


심잡음은 원인에 따라 크게 무해성(기능성) 심잡음과 병적인 심잡음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심장에 이상이 없어도 생기는 무해성 심잡음은 운동을 했거나, 열이 난다거나, 자세가 바뀔 때, 고개를 움직일 때와 같이 혈류의 흐름에 변화가 생길 때 들리는 심잡음입니다. 심장의 구조와 기능은 정상인 것이죠. 이때는 심잡음이 들릴 때도 있고 들리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나거나 성장해가면서 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병적인 심잡음은 혈관의 이상, 판막의 이상, 결손(구멍)의 존재 등과 같이 우리가 선천성 심장병으로 알고 있는 질환에서 들리는 심잡음이 있겠습니다.


소아, 특히 신생아의 심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엄마 뱃속의 태아 상태에서 심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태어나기 전부터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있어야 할 구조물이 있거나 없거나, 혹은 심장주변 혈관들의 연결에 이상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입니다.


두 번째로는 출생 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태아의 심장과 출생 후의 심장은 폐로 숨을 쉬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구조적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없어져야 할 혈관이나 결손(구멍)등이 남아있기도 하고 판막을 통한 혈류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러한 구조의 변화에 이상이 있을 때 심잡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3. “어떤 병원에서는 심잡음이 들린다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없대요”


문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소아 심잡음은 소아의 70~80% 혹은 그 이상에서도 들릴 정도로 흔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소아 심잡음은 듣기가 굉장히 까다로울 때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보통 성인의 심박수는 분당 70회 정도이지만, 소아, 특히 신생아의 경우는 심박수가 분당 120~140회 정도로 빨라 쿵쾅하는 사이에 소리를 듣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호흡음과 겹쳐 들릴 수가 있고, 무엇보다 진료시 울거나 보채는 경우는 듣기가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진료시의 상태에 따라서도 그 소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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