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용의 비뇨의학 신호등] BCG 방광 내 주입요법과 코로나19

방광암의 약 70%는 진단 당시 얕은 암 (표재성 방광암; Ta, T1 및 상피내암종)의 형태로 발견된다.


또한, 대부분의 얕은 방광암은 경요도방광암절제수술 (TURBT)이 초기 치료로 이용되며 결과 또한 효과적이다.


▲ 이주용 세브란스 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전체적으로 약 70%에 이르는 높은 재발률과 30%의 종양 진행이 문제가 된다. 여기서 종양의 진행이란 근육층 침범이나 전이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종양의 재발률은 종양의 숫자가 많을수록, 악성도가 높을 경우, 상피내암종이 동반된 경우나 병리 조직학적으로 고유층 (lamina propria)를 침범한 경우 그리고 요세포 검사 양성일 때 높다. 1950년대 후반부터 각종 방광 내 주입 항암요법과 더불어 결핵 예방백신인 ‘BCG (Bacillus Calmette-Guérin)’가 소개됐으며, 얕은 방광암의 재발과 진행을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인 약제로 알려져 있다.

방광암 환자의 BCG 방광 내 주입요법을 설명할 때마다, 최근 가장 큰 질문과 의문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BCG는 방광 내 여러 항암영증반응에 작용하는 물질들을 활성화해 항암효과를 나타나게 한다.

최근 보고되고 있는 BCG 방광 내 주입요법과 코로나19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BCG 방광 내 주입요법이 코로나19 중증 환자 비율과 사망률이 일반 인구에 비해 낮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19 환자가 많았던 미국과 이탈리아에서는 결핵에 대한 BCG 예방 접종 정책을 유지한 한국과 일본과 비교하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았던 것도 주목할 만하다.

칠레의 한 병원에서 시행된 연구에서 2020년 방광암으로 BCG 방광 내 주입요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와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가 보고됐다. 17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나이는 70세 이상의 고령 환자들이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43명 중 단 1명만이 사망했으며, 입원이 필요했던 환자 2명 이외에는 독감과 유사한 상부 호흡기 증상만을 보고하였다. 칠레의 70세 이상 일반 인구의 코로나19 사망률은 14%이었다.

BCG 방광 내 주입요법은 방광 전체의 염증반응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전신에 면역항체 (IgG)를 증가시킨다. 이것이 방광암의 재발을 막는 가설이며 또한 코로나19 환자에서 더 낮은 사망률은 보이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앞선 연구의 대상자 중에서 높은 코로나19 확진율과 낮은 중증도를 보인 것에서, BCG가 감염 예방보다는 질병의 중증도와 더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BCG 방광 내 주입요법을 받는 환자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철저한 방역이 요구되며, 만일 확진이 되더라도 중증 환자로의 진행이 낮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철저한 방역지침을 따른다면 BCG 방광 내 주입요법을 연기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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