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승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효과도 가격도 논란

미국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승인한 후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18년 만에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헬름(성분 아두카누맙)’을 조건부 승인했다. 시판 후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4상 시험이 조건이다.


▲ 뉴스핌


FDA는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 환자에 대한 아두카누맙 임상시험은 아직 효능에 대해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면서도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 쌓이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효능이 있다고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어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FDA가 언급한 불확실성은 임상 3상 시험에서 나온 상충된 결과를 의미한다. 바이오젠은 2019년 3월 임상 3상에서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과 사고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개발 중단을 발표했지만, 그해 10월 고용량 약물을 투여한 환자의 임상시험 자료를 다시 분석했더니 기억과 사고력, 일상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의 감소를 22%까지 늦추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은 이 결과를 토대로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FDA 자문위원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자문위원회 위원 3명은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한 반발로 사임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FDA 산하 말초·중추 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 소속 애런 케설하임 하버드대 교수는 아두카누맙 승인 결정에 대해 “FDA가 막판에 ‘해당 약물이 베타아밀로이드에 미치는 영향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제를 기반으로 가속승인을 내렸다”며 “이를 통해 FDA가 자문위의 과학적 권고를 승인 결정에 적절히 통합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아두카누맙의 가격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의 1회 주사 비용을 4312달러(약 480만원)으로 책정했다. 한 달에 한 번 주사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5만6000달러(약 6230원)에 달한다.

마이클 보나토스 바이오젠 CEO는 가격 책정 논란에 대해 “지난 20년간 혁신이 없었다는 사실을 반영한 타당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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