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파열, “치료 안하고 살아도 괜찮나요?”

십자인대파열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부상이다. 무릎에 직접적인 가격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통증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치료 없이 오랫동안 방치된 십자인대파열은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십자인대파열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5만 6276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가 4만 725명으로 전체 환자의 72.3%를 차지했으며 1만 5551명으로 조사된 여성 환자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활동량이 많은 20대 환자가 1만 5754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1만 807명)와 40대(9062명)가 그 뒤를 이었다.


▲ 세란병원 제공

십자인대는 전방십자인대와 후방십자인대로 구분되며 무릎 관절 내에서 십자 형태로 서로 엇갈려 있는 인대다. 십자인대는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엇갈리지 않도록 잡아주면서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한번 파열된 십자인대는 경미한 부상이 아닌 이상 스스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십자 인대 파열이 빈번한 만큼 평소 운동을 즐기는 남자라면 더욱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십자인대 파열은 무릎과 하체를 주로 사용하는 스포츠에서 흔히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축구, 농구, 핸드볼, 테니스 등을 예로 들어 볼 수 있다. 십자인대는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 착지하는 과정에서 파열되기 쉽다. 무릎을 앞뒤로 과하게 사용하거나 무릎에 심한 회전이 가해질 때는 움직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십자인대 파열은 갑작스러운 통증과 함께 ‘툭’ 하는 파열음이 들릴 수 있다. 이후 무릎에 붓기가 차오르면서 관절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가 어려워지며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불안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십자인대 파열로 발생한 통증은 1~2주 동안 지속 되다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통증이 줄다 보니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로 발생한 관절 내 불안정성은 비정상적인 연골 마찰을 일으키며, 이는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십자인대파열의 치료는 환자의 평소 활동 수준, 관절의 불안정 정도, 인대의 손상 정도를 고려해 선택하게 된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2차 손상의 위험이 적은 경우라면 보조기 착용과 약물치료, 재활 치료 등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증상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파열 범위가 넓거나 연골손상 등의 2차 손상이 우려된다면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 최근에는 손상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 두 개를 내어 내시경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합병증이 적고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배승호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십자인대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스쿼트나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게 좋다”며 “운동 시작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무릎의 긴장을 풀어주고 신체적 접촉이 많은 격렬한 운동은 되도록 피하는 게 십자인대파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통증이 줄었다 하여 적절한 치료와 재활을 미루는 것은 무릎의 2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꼭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며 “꾸준한 치료와 재활이 진행된다면 보다 빠른 일상복귀와 회복 기간 단축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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