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탈퇴 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7가지 “협상 아닌 협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하기 전 협박에 가까운 전달사항 7가지를 WHO 측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앤드루 브렘버그 주제네바 미국대표부 대사는 지난 5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7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NYT는 이 요구사항들이 WHO에 대한 미국의 불만과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개인적 불만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를 두고 WHO 고문이자 조지타운대 법학과 교수인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이 요구사항들을 두고 “협상이 아닌 협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Photo by History in HD on Unsplash

NYT에 따르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자체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요구는 WHO 회원국 140여개국이 이미 승인한 것으로 쉬운 요청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두 번째 요구는 중국에 살아있는 바이러스 샘플 제공을 요청하고, 중국 측에 의사나 기자들의 검열을 중단할 것이었다. 그러나 이 요청은 회원국들을 거의 비판하지 않는 WHO측에는 상당히 어려운 요청이었을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실제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에는 중국을 비판하는 것이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주변에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여행 제한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할 것을 요구했다. 신문은 이 또한 여행제한이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에 해를 끼치고 치료를 지연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 였다고 보도하면서도,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 요청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중국 여행을 제한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라는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로는 WHO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인 대만의 대응책을 연구하기 위해 대만에 팀을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대만은 WHO 회원국이 아닌데다가 중국은 오래 전부터 WHO가 대만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엄청난 압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요구사항이었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WHO에 기여한 정도에 비례하도록 WHO 회원국을 선발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주요 7개국 (G7)이 제안한 요구사항을 지지해줄 것도 요청했다. 다만 이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