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기존 19개 센터 2027년 준비 거쳐 2028년 전환…신규 센터는 내년 7월 가동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일부 지역에서 시행해 온 만성질환 관리사업이 전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기존 19개 지역의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는 2027년을 전환 준비기간으로 운영하고, 신규 지역에서는 내년 7월부터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등록환자에게 제공해 온 의료비 지원은 건강생활실천지원금 방식으로 전환된다. 관리서비스 확대와 별개로 환자들이 실제 받는 지원의 조건과 이용 방법이 어떻게 달라질지가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 쟁점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 확대 및 기존 센터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9월 30일 공개한 전국 확대 방침의 후속 조치로, 기존 센터의 운영 연속성을 확보하면서 새로운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는 전국 19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 경기 광명·남양주·하남·안산·부천, 광주 광산구, 울산 중구, 세종시, 강원 동해·홍천 등이다.
이들 센터는 2027년에도 기존 명칭을 유지하면서 교육·상담, 진료 및 관리 알림 등 주요 기능을 계속 수행한다. 질병청은 연말에 전환 실적과 사업 추진 실적 등을 평가한 뒤 2028년부터 통합관리센터로 개편·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센터가 전환을 준비하는 동안 신규 지역에서는 통합관리센터가 먼저 운영된다.
질병청은 2027년 상반기 공모를 통해 신규 사업 지역을 선정하고, 같은 해 7월부터 통합관리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따라서 내년 7월에 기존 19개 센터가 모두 통합관리센터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 대상도 확대된다.
기존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는 30세 이상 환자를 중심으로 운영됐으나, 통합관리센터는 전체 연령으로 관리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대상 질환 역시 고혈압과 당뇨병에서 이상지질혈증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그동안 거주 지역이나 연령 때문에 해당 사업의 관리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도 교육과 상담 등 지원이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 대상과 지역을 넓히는 것만큼 중요한 과제는 기존 환자에 대한 지원체계의 변화다.
질병청은 기존 등록환자의 의료비 지원을 건강생활실천지원금 방식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지원 방식과 달리 건강보험 재정을 활용하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 제도와 연계하는 방향이다.
지난 9월 발표 당시 질병청은 기존 사업에서 고령 환자가 늘면서 일부 지역의 의료비 지원 예산이 조기에 소진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정 지역에 한정된 기존 지원사업을 개편해 더 많은 국민이 만성질환 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원체계가 바뀐다고 해서 기존 등록환자가 종전과 동일한 금액과 조건으로 지원받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환자별 참여 요건과 지원금 적립·사용 방법, 의료기관 이용 과정에서의 적용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기존에 의료비 지원을 받던 환자가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정기적인 외래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고령 환자의 경우 제도 변경에 따른 안내와 이용 지원이 필요하다.
질병청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존 등록교육센터 등을 통해 환자의 전환을 지원하고,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변경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전문가, 기존 센터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가칭 '고당사업 개편 추진위원회'도 구성·운영한다.
위원회에서는 기존 센터의 전환 시기와 방식, 환자 안내, 지방자치단체의 준비 사항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의 정례적인 실무 협의도 추진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역의사회, 개원의협의회 등과도 필요한 사항을 협의해 관련 사업의 연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만성질환은 건강생활실천으로 예방과 조기진단,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개편은 보다 많은 지역에서 모든 연령의 국민들을 위해 만성질환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관리사업의 전국 확대는 지역에 따라 달랐던 건강관리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센터 설치와 관리 대상 확대만으로 정책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기존 등록환자에게 제공하던 의료비 지원이 새로운 제도에서도 끊김 없이 이어지는지, 고령 환자가 변경된 절차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 지역 의료기관과 센터 사이의 관리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가 실제 정책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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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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