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비만약 에페 첫 처방…초도 물량 적어 공급 확대까지 시간

한국인 448명 3상 40주 평균 9.75% 감량
위고비·마운자로보다는 작아, 비급여라 병원별 가격 차 가능

▲ 첫 국산 GLP-1 비만신약 '에페'. 한미약품 제공

국산 첫 GLP-1 비만치료제가 환자 앞에 섰다.

한미약품은 29일부터 일부 의료기관에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처방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달 22일 출하를 시작했고,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지 20여 일 만이다. 초도 물량이 많지 않아 전국 공급이 늘어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페는 주 1회 맞는 주사제로, GLP-1 수용체에 결합해 식욕을 줄이고 위 배출을 늦추는 방식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이다.

효과는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3상에서 확인됐다. 당뇨병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이다. 투약 40주 시점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위약군 0.95%)였고, 10% 이상 줄인 환자는 49.46%였다. 개별 환자 중에는 최대 30%를 감량한 경우도 있었다. 오심(16.72%), 구토(11.71%), 설사(17.73%) 등 위장관 이상반응은 위약군보다 많았다. 다만 이는 64주 임상의 40주 중간 결과다. 위약 효과를 뺀 순감량은 8.80%포인트로, 위고비(68주 임상)와 마운자로(72주 임상)의 공개 수치보다 작다. 투약 기간이 다르고 직접 비교 임상이 없어 우열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격(공급가 기준)은 증량 단계에 따라 오른다. 첫 4주는 12만9800원(2㎎ 2주, 4㎎ 2주), 5~8주 22만8800원, 9~12주 27만7200원, 13주 이후 유지 단계는 4주 29만9200원이다. 환자 부담액은 유통 비용과 진료·처방비가 더해져 공급가보다 다소 높고, 첫 달 13만~14만원가량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의료기관마다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운자로 반값'은 첫 4주 기준이다. 마운자로 시작 용량(2.5㎎) 4주 공급가는 약 27만8천원, 위고비는 21만원대다. 같은 4주로 보면 에페가 마운자로의 절반 이하, 위고비보다 40% 안팎 낮다. 그러나 에페는 13주 이후 29만9200원으로 마운자로 시작 용량 가격보다 높아진다. 마운자로의 시작 용량은 4주만 쓰고 유지 용량은 5㎎부터여서, 같은 용량으로 맞비교하기도 어렵다. 장기 비용은 용량과 감량 효과를 함께 따져야 가늠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비만약 시장을 연 2조원 규모로 본다. 이에 따라 시장은 위고비, 마운자로, 에페의 3파전이 된다.

가격이 낮아지면 접근성이 높아지는 만큼 관리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

식약처는 지난 6월 GLP-1 제제를 오남용우려의약품으로 지정하겠다고 행정예고했으나,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고 서영석 의원이 13일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다. 지정 안건에 오른 성분은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티드, 터제파타이드로 알려져 있어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어떻게 관리될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는 마운자로가 출시된 뒤 약 1년간 임산부에게 325건, 13세 미만 소아에게 100건 넘게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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