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 고함을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등 유난히 잠 버릇이 심한 사람이 있다. 다음날 심한 잠꼬대를 한 본인한테 물어보면 밤에 무서운 꿈을 꿨다고 하거나, 혹은 기억을 못하기도 한다. 대부분 한번 쯤 겪어보는 일이라며 보통 가벼운 해프닝으로 넘기고는 한다.
그런데 50-60대 이후의 중장년 및 노년층에서 이런 심한 잠꼬대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주의해서 보는 것이 좋다.
이런 증상이 렘수면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인 경우가 많으며, 야간의 이런 수면 중의 격한 움직임으로 인해 본인 또는 주변 사람이 다칠 수 있다. 또한 중장년층 이상에서 보이는 렘수면행동장애는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렘수면행동장애란 무엇일까?
이 질환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수면의 단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밤에 자는 동안의 수면은 렘수면(REM sleep)과 비렘수면(NREM sleep)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난다.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75%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뇌의 활동은 저하돼 있고 대신 신체적인 회복이 주로 일어나는 단계이다. 렘수면은 안구의 빠른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기이며 이 때문에 “rapid eye movement(REM)” 수면이라고 불린다.
실제 이시기에는 빠르게 안구 운동이 일어나면서 뇌활동이 활발해지고 꿈을 꾸게 된다. REM 단계에서는 뇌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대신, 팔다리 근육은 마비가 되며 꿈에서 하는 행동이 신체로 나타나지 않는 게 정상이다. 만약 어떤 이유에 의해 렘수면 중간에 깨게 되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가위 눌림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두가지 수면이 정상적으로 90-120분 주기로 반복되면서 나타난다.
그런데 렘수면 행동장애는 렘수면 기간 동안 근육의 마비가 일어나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이다. 꿈속에서 하는 행동을 그대로 하게 되며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한다거나 팔다리를 휘두르기, 일어나 걷기, 뛰어내리는 등 다양한 과격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특히 누군가와 대결을 하거나 공격을 받거나 쫓기는 등의 불쾌하고 폭력적인 꿈을 꾸면서 그 꿈의 내용이 행동화 된다. 침대에 떨어져 다치며 멍, 찰과상, 골절, 혹은 뇌출혈이 올 수도 있으며 함께 자는 사람을 공격해서 다치게 할 수 있다. 환자의 80% 정도가 이런 경험을 한다고 한다.
그럼 렘수면행동장애는 왜 발생할까?
기면증, 약물, 파킨슨이나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있으며,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렘수면행동장애의 경우, 앞서 말했던 위험성 때문에 대부분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치료를 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약을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약물 유지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더불어 외상의 예방을 위해서 가정에서 수면 환경을 안전하게 개선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장
[email protected] -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