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돈의 한방톡톡] 한포진은 왜 재발이 잘 될까요?

한포진이라는 피부염이 있습니다. 손·발바닥에 작은 수포가 발생하면서 진물이 나고 각질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급성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만성적으로 호전 악화를 반복하는 재발성 경과를 보이면서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생 부위가 손·발바닥이라 비교적 좁은 부위이기는 하지만 수포가 잡히며 진물이 나고, 미칠 듯이 가렵기 때문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한포진의 발생 원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구재돈 경희샘한의원 원장

한포진은 손·발바닥에 수포를 형성하는 재발성 습진입니다. 작은 수포 알갱이들이 피부의 투명층 부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부 속이 미칠듯하게 가려우며 참을 수 없어서 긁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수포가 터지며 피부 조직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손발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게 됩니다. 한포진은 여름철에 심해지는 것과 발생 연령은 대체로 40세 이하에서 발생을 하고 10세 이전에는 드문 질환입니다.

한포진은 진행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투명한 소수포들이 무리 지어 손바닥이나 손가락 측면, 발다닥에서 급격히 발생합니다. 급성 한포진에서는 대개 대칭적으로 손바닥, 발바닥과 때때로 발바닥 깊숙한 부위에서 수포들이 발생합니다. 이런 수포들이 터지며 피부가 박리(desquamation)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의 경우 1-2mm의 밝은 장액이 차 있는 수포가 손가락 측면, 손발바닥에 나타나면서 만성화되며 균열과 과각화성 병변을 보이게 됩니다. 대체로 수포와 진물 이외에 열감과 따가운 느낌이 선행될 수도 있으나 미칠듯한 가려움이 가장 힘듭니다. 후기에는 손등쪽 손가락으로 퍼지거나 손등 전체로 퍼지기도 합니다. 손가락 배부에 발생할 경우에는 손톱에 흠집과 세로 줄무늬가 생기면서 손톱이 변색이 되며 부서지는 조갑이영양증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럼 한포진의 발생 원인은 뭘까요?

그 이유를 알려면 한포진이 주로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한포진은 한포진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과거나 현재에 아토피 피부염, 지루 피부염, 동전 모양 피부염 등 습진성 질환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서 발생합니다.

습진성 질환이 만성적으로 있거나 발생할 확률이 높은 상태에서 한포진이 발생할 트리거가 주어졌을 때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임상적으로 보면 한포진은 발생 패턴과 진행과정은 동전 모양 피부염과 가장 흡사합니다. 또한 한포진이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는 경우 역시 동전 모양 피부염이 손발에 발생할 경우입니다. 손발바닥 전체에 수포가 생기고 장액성 삼출물이 흐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한포진은 동전 모양 피부염의 손발바닥 버전으로 이해해도 무리는 없습니다.

즉, 동전 모양 피부염의 발생 원인이 되는 습열(濕熱)에 해당하는 체액 정체가 손발에 발생하면서 한포진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 동전 모양 피부염의 선행질환이 있을 경우 손발부위로 체액 정체가 몰리면서 한포진이 병발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체액 정체가 미약한 경우에는 가볍게 손발에만 발생하는 한포진 형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한포진은 습진의 경향성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손발에만 수포가 잡히면서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과거나 현재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지루 피부염, 동전 모양 피부염 등의 만성 재발성 습진을 겪으면서 한포진도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포진에서 수포들이 발생하며 박리되는 특징, 주로 삼출물이 흐르는 특징을 통해 동전 모양 피부염과 동일한 체액 정체 병기와 동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한포진은 습진의 경향성을 갖고 있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또한 몸의 수분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특정 부위에만 몰리는 체액 정체라는 병기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한포진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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