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열의 정형외과 이야기] 인공관절 수술 후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당겨요

환자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이야기들, 정형외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 그 18번째 이야기다. 8번째 이야기부터는 몇 편에 걸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나니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당겨서 불편합니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회복된 환자분들 중에 무릎은 안 아프고 좋은데 수술하고 났더니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당겨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 류승열 목동힘찬병원 원장

보통 이런 경우 무릎 문제가 아니라 허리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환자들은 허리는 안 아픈데 왜 허리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해 한다. 허리에서 신경이 내려와 하지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게 되는데 신경이 내려오는 어느 부위에서라도 눌리게 된다면 증상이 허리에 나타날 수도 있지만 주로 하지의 감각과 운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통증, 근력 감소 등 여려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당기는 증상이다.

이런 증상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관 협착증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대부분이 고령이기 때문에 환자들 간에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의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관하다.

그러면 왜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나면 그 동안 잘 몰랐던 당기는 증상이 생기는 걸까?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크게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 전에 무릎 통증이 너무 심해서 척추관 협착증 증상을 잘 몰랐을 가능성이다. 우리가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고 있다가 큰 일이 터지게 되면 그 사소한 일은 잃어버리는 것처럼 무릎 통증이 너무 심하다 보니 척추관 협착증 증상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나서 무릎 통증이 사라지거나 많이 좋아지게 되니까 그동안 사소한 통증이었던 척추관 협착증 증상이 도드라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외래에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에게 허리에서 오는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을 드리면 척추가 안 좋아서 수술을 받았거나 이전부터 허리 치료를 받았다고 이야기하시는 환자분들이 많다. 그래서 저자는 인공관절 수술하기 전에 허리 상태를 점검하고 척추관 협착증 등과 같이 허리 쪽 질환이 있다면 입원 시 허리도 같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같이 치료를 하게 되면 환자들이 회복이 빠르고 보다 편안하게 재활치료를 할 수 있게 된다.

두번째는 이전까지는 허리와 관련된 증상이 없다가 수술 후 정말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당기는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허리 질환들이 심하지 않게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해져서 결국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역시 인공관절 수술과의 연관성은 없다. 즉 속담으로 이야기하자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인공 관절 수술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허리 검사를 시행하고 허리 문제로 인한 증상임을 확인하고 허리 치료를 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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