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10명 중 9명 “친환경 제품 구입할 의사 있다”
‘가치소비’ 중시하는 소비자 증가…유통업계 ‘친환경 포장재’ 적용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4월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0.7%에 해당하는 907명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95.3%는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즉, 제품을 선택할 때 가격보다 가치 판단이 우선적인 지표가 된 셈이다.
가치소비가 하나의 소비 형태로 자리잡으면서 유통업계에서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이고, 재활용률이 높은 포장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포장재로 전환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 투명 페트병과 에코탭 라벨을 적용한 ‘서울 장수 막걸리’ (사진=서울장수 제공)
국내 대표 막걸리 서울 장수 막걸리는 지난 2020년 6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고지된 이후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막걸리 업계 최초로 대표 제품 ‘장수 생막걸리’의 상징이었던 녹색 페트병을 친환경 투명 페트병으로 전면 교체했다. 불투명 유색 페트병은 중·저품질의 재활용품인 반면, 투명 페트병은 고부가가치 재활용 자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2021년 7월에는 접촉면을 최소화해 손쉽게 분리배출이 편리한 에코탭 라벨을 적용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서울장수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우수기업 공모전’과 ‘K-ESG 경영혁신대상’, ‘행복더함 사회공헌 우수기업’ 등 다양한 시상식에서 3관왕을 수상하며, 막걸리 업계 내 친환경 활동을 이끄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 이산화탄소와 산화에틸렌을 사용해 만든 ‘PEC’ 화장품 용기 (사진=LG화학 제공)
뷰티업계에서도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최대 뷰티 산업 박람회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에서 친환경 소재 ‘PEC(폴리 에틸렌 카보네이트)’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를 선보였다. PEC는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와 산화에틸렌을 사용해 만든 차세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주로 화장품 용기와 식품 포장재에 사용된다.
LG화학은 PEC 제조를 위해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핵심 소재 촉매와 공정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에 현존하는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중 가장 높은 생산성을 확보했으며, PEC를 기반으로 화장품 고객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식품업계와 뷰티업계를 넘어 패션업계에서도 친환경 포장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LF 대표 브랜드 헤지스는 소비자에게 지속가능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1월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했다. 무염소 표백기술 ‘ECF(Elemental Chlorine Free)’ 방식을 활용한 쇼핑백과 선물상자를 도입하고, 포장 부자재도 친환경 소재로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제품 생산과정에서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물 샘플 제작 대신 3D 디자인 프로그램 ‘CLO’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헤지스는 ‘그린 스탭’이라는 슬로건 아래 친환경적인 디자인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가치소비를 실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친환경 포장재로의 전환은 유통업계의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로 전환하려는 기업이 앞으로 더 많아진다면 소비자는 더 가치 있는 소비를 할 수 있고,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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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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