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열이 납니다.
하필이면 병원 진료가 끝난 시간이 되니 열이 나기 시작하네요. 엄마 아빠는 발을 동동 구릅니다.
어디가 아픈 것일까? 이러다 잘못되는 것은 아닐까?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병원에 갔을텐데...
지금이라도 응급실에 가야하는 것일까? 해열제만 먹여도 되는 걸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꼭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상황일 것입니다. 열이란 무엇일까요? 무조건 나쁜 것일까요?
열은 아이들에게 있어 흔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열이 나는 원인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감염이 있지 않더라도 탈수가 됐을 때도 열이 날 수 있습니다.
그밖에 난로나 히터에 노출되는 등 주변 온도가 너무 높거나 옷을 두껍게 입었을 때에도 열이 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시원하게만 해주어도 금방 정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해열제 등의 복용은 필요하지 않게 되겠지요.
문제가 되는 것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발열입니다. 감염이 일어나면 우리 몸은 바이러스나 세균의 증식을 막고 싸우며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 열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즉,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우리 몸이 생리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열이 나는 아이를 해열제도 먹이지 않고 방치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발열은 우리 몸의 방어작용이기는 하지만, 열이 나면 활동력이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어들기도 하며 전신상태가 불량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수 있습니다. 열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른 등 어떤 경우는 열성 경련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요. 힘들어하는 아이는 해열제를 투여하여 상태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고열이 지속되면 머리가 나빠지거나 신경계에 이상이 생긴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따라 질병 자체로 신경계에 침범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열이 항상 신경계 이상을 동반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열이 높을수록 심각한 질병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열의 정도와 질병의 심각도는 꼭 비례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열감기도 40℃에 육박할 수도 있고 심각한 질병인데도 38℃정도 언저리 밖에 측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41℃이상 넘어가는 경우는 생리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이에 대한 처치가 필요하겠습니다.
열을 떨어뜨린다고 아이를 찬물이 담긴 욕조에 담가도 되는지 문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처치이며 해열제 복용과 함께 미온수 마사지를 시행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검증된 방법입니다.
다음에는 해열제의 사용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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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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