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진의 ‘신경전(全)’] 이럴 때, 치매를 의심해보세요

지난번에 이어 치매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해보려고 한다.


치매(dementia)라는 단어는 상실이나 저하를 뜻하는 ‘de’라는 단어와 정신을 뜻하는 ‘ment’ 가 합쳐진 단어로 정신 능력의 감소 내지는 상실을 의미한다.


▲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 과장


단순한 건망증과는 다르다. 기억력의 저하는 물론, 공간감각, 판단력, 계산, 언어 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표준 이하로 떨어지게 되고 이런 증상이 점차 악화된다. 단순 건망증을 질병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치매는 질환이고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치매가 의심된다면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는 걸까?


1. 기억력의 저하: 최근에 만난 사람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현관 번호 등을 기억하지 못한다. 물건을 잃어 버리는 일이 잦아진다. 약속을 잊어버리고 심한 경우에는 방금 전 듣거나 했던 말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2. 계산 능력의 저하: 이전에 잘하던 잔돈 계산, 통장 관리 등에 문제가 생긴다.


3. 시공간능력의 저하: 이전에 비해 복잡한 곳에서 헤매는 일이 잦아진다. 자주 다니던 곳인데도 낯설게 느끼고 길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심하면 집안에서도 화장실 등을 못찾아 헤매기도 한다.


4. 도구사용능력저하: 이전에 잘 다루었던 가전 제품, 리모콘, 핸드폰 등의 작동에 어려움을 느낀다.


5. 언어장애: 물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것’, ’저것’ 과 같이 말하고, 상대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말을 더듬는 일도 생긴다. 문장을 읽을 때도 이해가 되지 않아 여러 번 읽는다.


6. 이상행동: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욕을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누가 물건을 훔쳐갔다’, ‘배우자가 바람을 핀다’ 등 남을 의심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집안을 왔다 갔다 하거나 쓰레기통을 뒤져서 그 안의 특정 물건을 모은다든가 서랍 안의 옷을 모두 빼서 접어서 넣었다가 다시 꺼내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다.


7. 성격변화: 의욕적이던 사람이 매사에 무심해지고 우울해진다. 본래 깨끗하던 사람이 위생 개념이 떨어지고 옷을 갈아입지 않으려 한다. 집에만 있으려 하고 게을러진다.

이런 증상이 치매 환자에서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그리고 치매에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기억력의 감퇴와 함께 위의 증상들과 같은 행동이 보인다면 치매 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진료를 보시길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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