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는 동전 모양 피부염(화폐상 습진)의 병인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은 장액성 구진, 소미란으로 이루어지는 타원형의 병변이 상하지의 신측부와 손, 발에 주로 발생하고, 심할 경우 전신으로 퍼지기도 하는 피부염입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은 습진성 질환 중에서 체액 정체에 의해서 발생하는 피부염으로 볼 수 있는데요. 체액이 정체되어 순환하지 못하고 피부에 모이는 현상을 한방적으로는 습열이라고 합니다.
습열(濕熱)은 병기로 인해 동전 모양의 형태를 보이고, 장액성 삼출물이 다량으로 분비되면서, 완고한 형태의 피부염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동전 모양 피부염의 관리 시 주의 사항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의 원인이 되는 체액 정체를 한방에서는 습열병이라고 합니다.
습(濕)이라는 것은 몸의 진액 대사와 수액 대사가 정상적인 과정에서 쓰이지 못하고, 병적으로 뭉친 상태를 의미하는데요. 습이라는 끈끈한 체액이 열(熱)과 결합하면서 피부에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습열에 의한 피부병입니다.
그렇다면 동전 모양 피부염을 관리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당연히 습열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습열을 예방하는 첫 번째는 부종이 생기지 않는 생활 관리입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 환자분의 경우 부종의 빈도가 매우 높습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 환자는 대체로 말초 부종(Peripheral edema), 국소 함요 부종(Localized pitting edema)인 경우가 흔합니다. 체액이 상하지 말단에 정체되어 순환하지 못하는 것이 체액 정체라는 상황이라면 부종은 그 대표적인 증상에 해당합니다. 부종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도한 염분 섭취를 줄이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드셔야 하며 아울러 야식도 금해야 합니다. 체내에 염분이 과다하면 삼투압현상으로 세포내액이 조직세포로 과다하게 유입돼 부종이 생기게 됩니다.
두 번째 염증 유발 음식을 적게 섭취해야 합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은 만성 습진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피부에 염증반응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염증을 직접 유발하거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음식 요인을 줄여야 합니다. 튀긴 음식,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이나 아라키돈산이 다량 함유된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류 같은 것을 다량 섭취할 경우 피부의 염증 반응이 늘어나게 됩니다.
세 번째 음주는 금해야 합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콜의 직접적인 영향 및 2차적인 반응으로 인해 염증물질이 평소보다 훨씬 많이 분비하게 됩니다. 즉,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콜과 그 부산물들로 인해서 염증 물질이 증가하게 되고, 혈관을 통해서 그 염증물질들이 몸속 구석구석으로 퍼지게 되는 것입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의 경우 술을 마실 경우 진물 분비가 더욱 심해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네 번째 환부에 진물이 날 경우 멸균 거즈로 덮어 버리는 것은 환부 관리에 매우 불리합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은 삼출물이 다량으로 분비되기 때문에 옷이 젖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거즈로 환부를 덮게 되는데요.
이때 거즈와 진물이 굳어버리게 되면서 거즈를 제거할 때 가피가 함께 탈락되어 진물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진물이 날 경우 환부 통풍을 잘 되게 하고, 멸균 티슈와 같은 종이를 이용해서 부분적으로 환부를 덮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티슈의 제거는 목욕 시 흐르는 물로 씻어 내어도 거즈와 달리 물에 녹기 때문에 진물이 터져 나오는 일도 없습니다.
다섯째 진물을 멈추게 하기 위한 식염수 팩(wet dressing)도 주의해야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에서 진물이 날 경우 식염수 팩을 해주게 되면 삼투압에 의해 진물 분비가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동전 모양 피부염의 경우 진물이 난다는 이유로 식염수팩을 자주 해주게 되면 피부염이 자연 치유를 위해 형성된 가피를 식염수 팩으로 녹일 수 있습니다. 어렵게 형성된 상피화 과정의 가피가 식염수 팩으로 인해 녹아버릴 경우 상처 회복 과정이 다시 늦춰질 수 있습니다.
동전 모양 피부염은 진물 분비와 완고한 병이 특성으로 인해서 치료하기 매우 힘든 질환입니다.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며 몇 년 이상 지속되다 보면 체념하고 지치기 쉽습니다. 이런 질환일수록 원인을 정확히 분석한 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우선 체액 정체를 줄이는 생활관리를 해야 하고, 상처 회복을 방해하는 환부 관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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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재돈 바른샘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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