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을 앓게 되면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 날씨의 특성으로 인해 1년 내내 힘든 날이 이어집니다. 어린 시절 아토피 피부염을 앓게 되면 가려움을 참다 참다 결국 긁게 되고, 그로 인해서 커가면서 피부가 점점 두꺼워지는 태선화 현상과 색소침착을 보이게 됩니다.
검고 두꺼워진 자신의 피부를 볼 때면 자괴감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성 만성 피부염이라는 점에서 만성 피부염의 특성과 알레르기의 특성을 동시에 보이게 되는데요.
이런 이유로 인해 계절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계절별 특성의 이유와 양상을 안다면 보다 현명하게 아토피 피부염을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만성 두드러기와 함께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만성 습진 양상이 가장 심한 전신성 피부질환에 속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알레르기성 만성 습진’입니다. 알레르기와 만성 습진이라는 양면성이 존재하므로 알레르기 물질이 유입되면 면역반응이 피부의 염증반응으로 즉시 발현됩니다. 또한 습진 자체가 넓게 펼쳐지게 되면 열린 피부를 통해서 항원물질들이 침투하게 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재차 악화됩니다.
즉, 알레르기와 만성 습진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점점 악화되는 것입니다. 이런 속성으로 인해 아토피 피부염은 계절별 뚜렷한 특징을 보입니다.
만성 습진에 속하는 지루 피부염이나 동전 모양 피부염, 한포진, 접촉성 피부염 등은 여름철에 쉽게 악화됩니다. 고온의 날씨와 높은 습도로 인해 피부염의 염증을 자극하게 되는 것이죠. 아토피 피부염도 만성 습진에 속하므로 증상이 심해지는 주기에 속할 경우 여름철에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피부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만성 습진 병변의 염증반응이 심해지는 특성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름철이 무조건 나쁘기만 할까요? 아닙니다.
피부의 염증반응이 활발하다는 것은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적인 측면에서 보면 반대로 피부의 재생이 활발할 수 있는 조건이 풍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염증이 악화되고 염증물질도 쉽게 퍼지게 되지만 반대로 피부의 재생능력도 높아집니다.
이런 이유로 여름철 아토피 피부염은 쉽게 악화되기도 하지만 치료가 매우 잘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악화되는 현상을 잘만 조절하면 이내 회복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성인 아토피 피부염이 수십 년씩 지속될 경우 피부는 두꺼운 각질로 덮이게 됩니다. 만성화된 병변일수록 피부는 재생능력을 잃고 태선화 양상을 보이는데요. 쉽게 악화되지도 않으면서 회복조차 될 기미가 없는 정체된 상태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분들은 겨울철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혈액순환은 적어지게 되면서 피부가 재생을 멈추게 됩니다. 정체 상태로 들어간 피부는 가려움 신호를 뇌로 보내면서 피부를 긁게 만듭니다. 마치 ‘피부에 혈액순환이 안되니 제발 긁어주세요’라고 절규하는 것처럼 말이죠. 건조함에 치를 떨다 미친 듯이 긁고 나면 남는 것은 뜯겨진 각질과 흐르는 진물뿐이죠.
겨울철 아토피 피부염은 낮은 온도로 인해 피부의 염증 반응이 억제되어 쉽게 악화되지는 않습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아토피 피부염이 쉽게 회복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아토피 피부염은 겨울철에는 정체 상태로 들어서면서 마치 피부염이 좋아졌다는 착각을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호전되고 있는 게 아니라 정체 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아토피 피부염의 회복을 더욱 더디게 만드는 것입니다.
정체되기 쉬운 겨울철 아토피 피부염의 특성으로 인해 활동적인 운동을 자주 해주어야 합니다.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자주 해주므로 인해 피부의 혈액순환을 돕게 되어 각질 세포들의 재생이 정체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필요한 겨울철 아토피 피부염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계절별로 매우 뚜렷한 특성을 보입니다. 여름에는 열로 인한 만성 피부염의 악화 기전을 보이기 쉽습니다. 반대로 겨울철은 낮은 온도과 건조한 조건으로 인해 피부의 염증 반응은 줄지만 피부 재생도 더디게 됩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쾌적한 조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 악화 인자를 도리어 피부염 회복의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정체되기 쉬운 피부 재생력을 올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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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재돈 바른샘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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