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진의 ‘신경전(全)’] 이런 두통은 꼭 병원에 오세요!

최근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 여배우가 뇌출혈로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다.


최근까지도 활동을 하던 50대 중반의 국민 배우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또 애석하게 만들었다. 사인은 뇌출혈로 보도됐다. 뇌출혈과 연관돼 심정지가 발생하고 응급 수술을 받기 어려운 정도였다면 아마도 상당히 큰 뇌출혈이 아니였을까 싶다.


▲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 과장


응급실에는 이런 안타까운 환자들이 사실 드물지 않게 온다. 평소 건강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다가 쓰러지고 나서 달리 손을 써보지도 못하고 황망히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두통을 호소하는 많은 경우에 있어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두통이 반드시 뇌와 뇌혈관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두개골 바깥쪽의 문제, 즉 머리뼈를 싸고 있는 두피, 말초신경, 근육, 인대 등의 문제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 이런 원인으로 발생한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뇌와 뇌혈관의 이상으로 인한 두통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며,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한다.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거나 심하게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병원을 반드시 방문해야하는 위험한 두통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우선 항상 존재하는 두통, 평소 나타났다가 호전되었다가 하는 두통들은 대부분 뇌와 뇌혈관의 큰 문제로 인한 것일 가능성은 낮다. 흔하게 편두통, 긴장성 두통, 후두 신경통 등 대부분 증상이 생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패턴이 수년 이상 반복된다. 이런 두통은 필요시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그러나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와야 하는 두통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겪어보지 못한 심한 두통, 망치로 혹은 번개 맞은 듯 심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것은 갑자기 발생한 뇌출혈일 수 있으므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최대한 빨리 가는 것이 좋다. 두통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 마비 증상, 자꾸 자려고 하는 등의 의식 변화가 있다면 구급차로 1분 1초라도 빠르게 병원에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용변 후나 운동, 성관계 후에 두통이 발생한 경우에도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뇌출혈이나 뇌혈관의 박리 등의 질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열이 지속적으로 나면서 두통, 구토가 발생할 경우에는 뇌염이나 뇌수막염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역시 진료가 필요하다. 머리를 다친 후 두통, 마비, 균형 장애 혹은 경련이 있을 때도 뇌출혈 여부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 외에 두통이 50세 이후에 처음 발생하거나 약을 먹고 며칠이 지나도 계속 호전이 없는 경우,임신중이거나 암,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치료 중 갑자기 두통이 생기는 경우에도 꼭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뇌영상 검사를 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새로운 두통이 발생하면 반드시 다시 검사를 받아야하며, 보통 뇌CT, MRI와 MRA, 상황에 따라 뇌척수액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두통은 많은 사람들이 겪는 흔한 질환이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사인이기도 하다. 두통이 조금이라도 이전과 다르거나 애매하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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