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하는데 아파요.”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한 번쯤 듣게 되는 말입니다. 방광염이나, 요도감염은 어른들에게 비교적 흔한 병이지만, 아이가 아프면 다소 당황하게 되죠. 그러나 여자아이의 3~5%, 남자아이의 1%정도가 성장하는 동안 요로 감염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병이니 놀라지 마세요.
Q. 어떤 증상일 때 요로 감염 일까요?
어른 들이 경험하는 증상과 비슷합니다. 요로감염에 걸리면 방광, 요도, 요관, 신장의 내벽이 붉어지고 부어오릅니다. 그래서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고 화끈거려요. 소변을 봐도 계속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지만 정작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있어요. 소변이 뿌옇게 보이거나 피가 섞여 있거나, 악취가 나기도 합니다. 허리나 아랫배의 통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른과 다르게 다른 증상이 전혀 없이, 열만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표현을 잘 못하는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눈치 채죠?
표현을 잘 못하는 어린아이들은 증상을 알아채기가 더 어렵습니다. 열이 날만한 특별한 소견이 없는데도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꼭 요로감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생후 12개월 미만인 소아에서 다른 증상 없이 고열만 나는 경우에는 요로감염의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해요. 보채고, 젖을 잘 먹지 않거나, 구토하는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어요.
Q. 소아 요로감염이 성인 요로감염과 다른 점이 있을까요?
어른들은 통증이나 빈뇨·혈뇨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아 요로감염은 아무 증상 없이 발열만 있는 경우도 많아요. 증상만으로는 확인이 되지 않을 수 있어 의심된다면 소변 검사를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기에 진단되지 못하면 신장에 심각한 손상을 남길 수 있고 이로 인해서 고혈압과 신장기능저하가 생기기도 해요. 하지만 영유아 시기에는 전형적인 증상보다는 고열만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여서 조기 진단이 더욱 중요합니다.
Q. 소변 검사만 하면 될까요?
소변 검사는 어려운 검사는 아니에요. 진단은 가까운 소아과를 방문하셔서 소변 스틱 검사를 시행한 후 소변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큰 병원에 내원하여서 소변 분석 검사를 하고 어떤 균이 원인인지도 검사합니다.
반복적으로 요로감염이 생기는 경우라면, 요도, 방광, 신장 등의 기형 여부을 알기 위해 신장초음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신장 스캔, 배뇨 방광 요도 조영술, 신우 조영술, 복부 CT 등의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아요.
Q. 항생제는 꼭 먹어야 하나요?
요로감염에 걸리면 보통 항생제를 10~14일 정도 복용해 치료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 세균은 대장균입니다. 며칠만 치료해도 멀쩡해 보여 다 나은 줄 알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조심해야 해요. 염증이 재발할 수도 있고,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주치의 선생님이 그만 치료해도 좋다고 할 때까지 끝까지 치료해 주세요.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염증이 온몸에 퍼지기도 하고 신장에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는 수도 있습니다.
Q. 소변에 염증이 안 생기도록 조심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수분 섭취를 잘하고, 소변을 참지 않고 잘 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주 어린 아기들은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는 것이 요로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올바른 배변훈련도 도움이 되는데, 배변 후에 여아는 항문에서 뒤쪽 방향으로 변을 닦아야 합니다. 이것은 세균이 항문에서 요도로 퍼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깨끗한 손 씻기 역시 중요합니다. 소아의 경우 면역이 약해 요로감염이 잘 발생하며, 소아 면역 향상에 도움이 되는 모유· 발효식품 등이 권장되기도 합니다. 자주 소변에 염증이 생긴다면 거품 욕조 목욕보다는, 짧은 샤워가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의 경우, 항생제 치료를 잘 받게 되면 특별한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됩니다. 그러나 요로감염은 재발의 위험성이 있는 질환이므로, 한 번 요로감염을 앓은 적이 있는 소아는 열이 날 때마다 요로감염이 또 생긴 것은 아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아이들의 신장이 오래오래 건강하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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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희 혜민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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