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17분’ 국내 연구진, 코로나19 진단 초고속 PCR 개발

“코로나19 뿐 아니라 다양한 전염병 진단에 유용한 플랫폼 될 것”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의 감염 여부를 단 17분 만에 진단할 수 있는 초고속 진단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단장 천진우 연세대 교수)은 하버드의대 이학호 교수팀과 함께 나노자성물질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7분 안에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POC)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 나노 PCR 장치.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사용하고 있는 확진 검사키트는 ‘역전사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으로, 검체 채취에서 바이러스 검출 확인까지 4시간 이상 걸린다. 이 때문에 신속 대응이 어려운데다, 병원이나 연구소 등으로 바이러스 검체를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스모닉 금속 물질과 자성을 띠는 물질을 결합해 30~40㎚ 크기의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를 개발했다. MPN은 빛 에너지를 빠르게 열에너지로 바꿔주는 나노입자로, 나노PCR 기계에 바이러스 검체 샘플과 MPN 등을 섞은 용액을 넣고 빛을 가하면 용액이 가열되면서 유전물질 증폭 과정이 시작된다. 이 과정에서 RNA과 DNA로 변화하는 역전사 반응(RT)이 일어나고, 이후 초고속으로 섭씨 60~90℃ 사이 온도를 올렸다 내리는 작업을 진행해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방식이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2시간 이상이 걸리는 이 과정을 나노PCR에서는 5분 이내에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증폭이 끝나면 기계 내에 있는 자석을 활용해 샘플에 자기장을 거는데, 이때 검은색의 MPN 입자는 자기장에 끌려 아래로 가라앉고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은 초록색을 띠는 형광을 내며 위로 떠 오른다. 형광을 내며 유전물질이 떠오를 경우, 검체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다는 뜻이다.

천 단장은 “PCR 구동 방법을 개량하고 소형화해 코로나19를 현장에서 손쉽고 신속하게 진단하는 PCR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코로나19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전염성 질병 진단에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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