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신경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전공의 시절부터 ‘신경과’ 수련을 하고 있다고 하면 “아, 신경외과 말이지?” 혹은 “신경과는 무슨 병을 보는 곳이야?” 라며 되물어 보는 사람이 주변에 열에 아홉은 되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실제로 전문의를 취득하고 대학병원에서 나와 진료하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신경과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실제 본인 혹은 가족이 신경과를 다니지 않는 이상 ‘신경과’와 ‘신경과 의사’가 있다는 걸 대부분 모른다. 신경과 진료를 보고 있으면서도 “여기가 신경외과죠?” 라고 하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다. 아직은 신경과 의원이 적은 탓인 것 같기도 하다.
우선, 신경과는 뇌와 척수, 말초신경과 근육과 관련된 기질적 질환을 다루는 학문이다. 흔히 겪는 두통, 어지럼, 손발저림, 수면장애부터 치매, 파킨슨 등 퇴행성 신경질환, 뇌혈관질환 등이 대표적 신경과 질환이다.
다른 진료과에 비해서 노인환자의 비중이 높고, 내과만큼 만성질환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이전에 간질로 불리우던 뇌전증, 말초신경병, 각종 근육병도 신경과에서 다룬다. 최근에 예방접종 관련하여 언급되는 길랑바레증후군, 횡단성 척수염, 유명인으로 인하여 알려진 루게릭병, 샤르코-마리-투스 병 등 모두 신경과 질환이다.
일반 사람들이 신경과와 가장 헛갈려 하는 과는 신경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이다.
신경외과는 신경과와는 다르게 ‘수술’ 혹은 ‘시술’ 을 기반으로 한다. 과 이름에 ‘외과’가 있는 만큼, 신경과에서 수술로 치료 할 수 없는 질환은 신경외과에서 수술적 치료를 해준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수술이 필요한 뇌종양, 뇌출혈, 척추 협착증 등은 대표적인 신경외과 질환이다. 신경과는 신경외과에 비해 약물치료 등 내과적 치료에 중점을 둔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신경과와 다루는 질환 군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우울증, 공황장애, 조현병, 양극성 장애 등에 대한 상담과 약물치료를 하는 곳이다. 정신건강의학과는 몇 년 전만해도 공식명칭이 ‘신경정신과’ 였으며 ‘신경’이라는 단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신경과와 정신건강의학과(신경정신과)의 구분을 어려워 하는 것 같다.
신경과의 명칭과 관련하여 혼란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아 정리해 보았지만, 종합병원 예약 센터와 같은 안내가 없는 이상, 본인이 증상에 따라 진료과를 스스로 구분해 내원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는 아픈 곳이 있다면 우선은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시면 되고, 필요하다면 그 병원에서 해당과 진료를 권유할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환자가 신경과로 내원해도 신경외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해당과로 의뢰를 한다. 불편한 곳이 있다면 진료과에 대한 고민을 너무 하기 보다는, 우선 가까운 병원으로 내원하시기를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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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여진 소중한메디케어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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