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인 나이관련 황반변성이란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정종진 입니다. 오늘은 ‘사물이 찌그러져 보일 때 의심할 수 있는 질환들’ 그 두번째 시간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렸던 망막전막과 더불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질환인 나이관련 황반변성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입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연령관련 황반변성이라고도 불리며, 영어로 줄여서 AMD 혹은 ARMD라고 부릅니다. ‘나이 관련’이라는 뜻은 나이가 들면서 생길 수 있다는 뜻이며, 고령에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에 따라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특히 5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며, 전세계적으로 노인 인구의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당뇨망막병증에 이어 실명 원인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안과 질환입니다.
눈의 가장 뒤편에는 망막이라는 투명한 신경조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망막의 중심부를 황반(黃斑, macula lutea)이라고 부르는데, 조직 내에 노란색 혹은 갈색을 띠고 있다고 해 황반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눈 속으로 들어간 빛이 초점 맺는 부위가 바로 황반이기 때문에 그만큼 시기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우리의 중심 시력 대부분이 황반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황반에 세포 노폐물들이 축적되거나, 황반 조직에 위축이 오거나, 신생혈관이 자라 올라와 출혈 혹은 부종이 나타나는 질환이 나이관련 황반변성입니다. 예전에는 백인들에게 흔한 질환으로 생각됐나 최근 우리나라도 생활습관이 서구화되고 노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발생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건성(건식)과 습성(습식)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분류합니다.
1. 망막세포에서 대사되고 남은 노폐물들이 쌓여, 망막 사진 상 흰색 혹은 노란색 점 형태로 보이는 병변을 드루젠(drusen)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드루젠이 다발성으로 나타나면서 망막에 위축성 변화를 보이는 질환을 건성 나이관련 황반변성(dry AMD, atrophic AMD)이라고 부릅니다.
황반에 있는 시각 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면서, 황반의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에는 점차 중심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초기부터 심한 시력 상실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진료 및 경과 관찰이 중요합니다.
2.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wet AMD, neovascular AMD)은 황반 아래에서 비정상적인 혈관(신생혈관)이 자라 올라오는 질환입니다. 신생혈관은 망막에 있는 정상적인 혈관과는 다른 조직이기 때문에 쉽게 파열돼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관의 투과성이 높아 삼출물·부종 등이 생겨 망막이 부을 수 있습니다. 출혈과 부종이 다량 발생하거나 반복되다 보면, 황반 조직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히게 되고, 결국에는 심한 시력 저하 및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위험인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황반변성 환자들을 대항으로 위험인자를 조사해 본 결과, 가능성 높은 위험인자로 알려진 것은 고연령, 흡연, 인종, 유전적 요인,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가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은 흡연과 비만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흡연은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매우 강력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므로, 나이관련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분들께서는 반드시 금연을 하시는 것이 나이관련 황반변성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황반변성 2탄, 증상 및 진단과 치료로 돌아오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email protected] -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