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보호·접근성 공백 우려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오는 12월 시행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대면진료 공공플랫폼은 2028년 상반기에야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과 공공 인프라 구축 사이에 1년 이상 시차가 발생하면서 환자 의료정보 보호와 공공서비스 접근성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담은 개정 의료법은 오는 12월24일 시행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공플랫폼 구축 계획은 내년 1월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 2027년 10월 시범운영을 거친 뒤 2028년 상반기 대국민 서비스를 개시하는 일정이다. 현행 개정 의료법의 비대면진료 관련 조항 역시 2026년 12월24일 시행으로 명시돼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문제는 제도가 먼저 시행되고 공공플랫폼은 뒤늦게 가동된다는 점이다.
비대면진료 공공플랫폼은 건강보험 자격정보와 진료·처방정보 등을 기반으로 중복처방을 차단하고 타인 명의 진료를 방지하는 기능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 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은 동네약국에도 처방전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포함될 예정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기관과 약국 선택, 처방전 전달, 개인정보 보호 등 핵심 기능을 민간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경로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공단의 현 계획대로라면 개정 의료법이 시행된 뒤 적어도 1년 이상은 공공플랫폼 없이 민간 중심의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예산도 당초 요구안보다 크게 줄었다.
공단은 2027년 비대면진료 공공플랫폼 구축을 위해 1개년도 사업비로 112억3000만원을 요구했다. 세부적으로 시스템 구축비 102억4000만원, 수수료 7억8000만원, 경비 2억1000만원 규모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수정 과정에서 사업비는 2개년 총 60억원으로 축소됐고,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1년 차 사업비로 41억2000만원만 반영됐다.
특히 인건비성 수수료 7억8000만원과 홍보·교육·공청회 등에 필요한 경비 2억10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보안설비 분야의 시스템 구축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플랫폼은 건강보험 자격정보와 진료·처방정보 등 민감한 의료정보를 다루게 된다. 이에 따라 구축 단계부터 개인정보 접근통제와 인증, 기록관리, 침해 대응 등 보안체계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의료법 역시 비대면진료 중개업자가 환자의 개인정보를 처리할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하고, 불필요해진 개인정보는 지체 없이 파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판매하는 것도 금지한다.
공공플랫폼 구축이 늦어질수록 환자 선택권 측면에서도 민간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민간 비대면진료 앱은 이미 의료기관 검색과 예약, 진료 연결, 처방전 전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공공플랫폼은 아직 구축 전 단계여서 제도 시행 초기에 민간 플랫폼 중심의 이용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다.
남 의원은 “올해 말 비대면진료는 시행되고 공공플랫폼은 2028년에 완성되면 그 사이에 민간 앱이 다 차지하게 되는 것”이라며 공적 시스템 구축 지연에 따른 민간플랫폼 중심의 시장 고착화를 우려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의해 필요한 지원을 하고, 공공플랫폼 구축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대면진료가 법제화되면 진료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의료정보 보호와 플랫폼 편중 문제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특히 건강보험 자격과 진료·처방정보처럼 민감도가 높은 정보를 다루는 공공플랫폼의 보안 예산과 시스템 구축 일정이 충분한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는 12월 비대면진료 제도가 먼저 문을 여는 만큼 2028년 공공플랫폼 개통 전까지 발생하는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가 향후 정책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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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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