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시야의 중심부가 까맣게 보일 때, 이 질환을 의심하세요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정종진 입니다. 오늘은 변시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안과 질환들 그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전에 말씀 드린 망막전막, 연령관련 황반변성 못지 않게 안과 진료 중 자주 접하게 되는 질환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 (central serous chorioretinopathy)’ 입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란?


질병의 이름이 아주 길고 어렵습니다. 단어를 하나씩 풀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맥락망막병증’은 맥락막이라는 망막 아래에 위치한 혈관층에 이상이 발생해 망막에 병이 생긴다는 뜻이고, ‘중심’은 망막의 중심부인 주로 황반부에 병이 생긴다는 뜻합니다. ‘장액성’이라는 말은 물이 찬다는 뜻입니다. 이제 단어의 뜻을 합쳐보면, “맥락막에 이상으로 인해 망막의 중심부에 물이 차는 질환”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 CSC, CSR, CSCR 등의 약어로 줄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원인은?


정상적으로 망막세포에는 물을 퍼내는 펌프 작용을 하는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RPE)라는 세포가 있습니다. 망막색소상피 바로 아래에는 맥락막이라는 두꺼운 혈관층이 존재합니다. 맥락막 혈관에 이상이 발생해 망막색소상피 세포가 감당할 수 있는 양 보다 많은 액체가 누출될 경우, 망막 중심부에 장액성 액체가 찰 수 있는 질환이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입니다.


하지만, 아직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맥락막 혈관의 투과성 변화로 인한 변화라는 가설도 있고, 맥락막 염증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설도 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연구 중에 있습니다.

어떠한 사람들이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에 잘 걸리나요?


특별한 과거력 없이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질환입니다. 30~40대 젊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를 겪는 경우, 과음하는 경우 등 평소보다 컨디션이 떨어질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특정 질환 때문에 스테로이드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간혹 임산부에서 발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나요?


망막 아래에 고이는 장액성 액체, 즉 물의 양에 따라 시력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망막에 물은 차 있지만 시력은 1.0으로 측정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중심부 망막을 침범하기 때문에 시력은 괜찮지만, 중심 시야가 동그랗게 어둡게 보인다거나(중심암점, central scotoma), 사물이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 (metamorphopsia)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물이 작게 보이는 소시증 (micropsia)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진단과 치료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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