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분유나 모유수유를 하다가 돌이 지나면 어른과 비슷한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유를 하다가 바로 식사를 하면 될까요? 아닙니다. 바로 이유식(離乳食; 젖을 떼는 음식)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생후 4~6개월이 되면서 시작하게 됩니다. 이유식 하나만으로도 상당한 정보와 방법이 있지만, 오늘은 그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서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고형식을 통한 영양공급입니다. 아무래도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액상으로 된 모유나 분유보다 고형식으로 된 이유식이 열량이 높기 때문에 한참 자라나는 아기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신체 구조상 아이들의 섭취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열량이 높은 음식이 효율적일 것입니다.
다음으로 저작운동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치아가 나오기 시작하며 점점 세상의 신기한 물건들을 입으로 확인하고 씹고 빨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형물이 주어진다면 그 욕구를 충족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유식을 씹고 넘기는 과정은 수유시보다 혀와 목과 입주변의 많은 근육들을 사용하게 됩니다. 우리의 대뇌 피질 운동영역에서 가장 넓은 부위를 차지하며 정교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부위가 입안과 혀와 목의 근육과 관계되므로 두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처음엔 숟가락으로 떠먹여주겠지만 점차 스스로 숟가락을 들고 스스로 먹는 연습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손과 팔의 미세한 근육조절도 발달하게 되겠지요. 숟가락으로 먹일 때는 잘 먹으려 하지 않고 혀로 밀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혀의 근육사용이 익숙하지 않거나 반사작용에 의한 경우도 많으므로 아이가 음식을 밀어낸다고 지레 짐작하여 포기하지 마시고, 먹이는 분이 아이를 잠시 즐겁게 해 준 뒤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넣어주면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의미로 아이의 몸에 맞는 음식과 맞지 않은 음식을 가리는 것이 있습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알레르기 질환 중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외부 물질인 ‘음식’을 우리 몸이 자연스레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하게 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것은 맛의 문제가 아닌 반응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 과정에서 거부되는 음식들이 있는데, 이러한 음식들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알레르기나 아토피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음식들은 가족력도 있을 수 있지만, 아이들마다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동일한 잣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며 하나하나 음식을 먹여보며 설사나 피부발진, 호흡양상 등을 살펴보며 진행해야 합니다.
다음에는 이와 연관하여 이유식의 실제와 주의 사항에 대해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건강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email protected] -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