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스를 보며 가슴 아픈 이야기를 알았다. 모 대학 청소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불어난 노동과 수치스러운 경험들을 마음에 안고 떠나야 했던 고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왔다.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했을 때 그녀에게 돌아온 건 “억울하시겠네요 ㅋㅋ” 라고 비꼰 냉소적인 답이었다.
나는 이 사건을 읽으며, 우리의 현시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물론, 나의 경험이 고인의 고통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같은 시점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정서적인 갈증을 느끼며 살아간다고 느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얼굴은 마스크로 가려지고,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교류가 비대면으로 되었다. 행동 반경이 좁아지고, 인간적인 교류가 줄어들며 어떤 날은 가족 외 누군가와 만나거나 정서적인 교류를 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인터넷상에서 우리는 흔히 말하는 ‘악성댓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내가 한번도 직접 보지 않은 사람이니 이런 말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찬찬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번이라도 직접 만나보거나 따뜻한 눈인사라도 했던 이에게는 쉽게 모진 말을 내뱉지 못할 것이다. 감정의 교류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비대면 시대에서는 비언어적인 소통보다 언어를 통한 소통이 더욱 많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언어의 힘이 크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언어는 잘 사용하면 타인과 나에게 온기와 생명을 불어 넣어주기도 하고, 잘못 사용하게 되면 타인과 나를 차갑게 식게 하거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가슴 아픈 말을 듣고 괜찮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말이 인신공격의 형태로 다가오게 되면 회복되는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타인에게 언어로 상처를 주거나 받게 되는 일은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을 반복하느냐, 혹은 이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느냐가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나의 자세, 마음가짐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언어가 줄 수 있는 상처에 대해 다시 한번 인식하고, 이를 바람직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고 노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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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지 미술심리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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