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은 무엇을 주의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회에서는 이유식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렇지만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잘 알지만 과연 어떻게 해야 하고, 주의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도 있어 이유식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꼭 알아야 하고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모유나 분유 외에 입으로 접해 몸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바로 이유식입니다. 우리 몸이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해 면역계가 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적 본능으로 음식에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거부반응을 보이는 음식은 탈이 날 수 있고 이러한 증상 중 하나는 알레르기도 있습니다. 이런 음식을 구분하기 위해서 몇 가지 주의 사항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음식을 첨가하십시오. 이것저것 한꺼번에 먹이면 어떤 음식이 맞지 않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유식으로 선식을 먹이는 경우도 보는데, 저는 피하라고 조언합니다. 선식은 여러 가지 곡물이 섞여있어 식품 알레르기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일부 영양소의 섭취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이유로 시판 이유식도 지양하는 편이 좋습니다. 우리 아이에 맞춰진 이유식이 아니라 영양적 측면만을 고려해 이것저것 골고루 첨가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음식은 처음부터 음식을 첨가할 때 많은 양을 주지 말고 최소 5~7일에 걸쳐 그 양을 서서히 증가 시키고 목표량에 도달하면 다른 음식을 하나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전에 먹여서 문제가 없었던 음식은 계속 먹여도 괜찮습니다.
소금, 설탕, 조미료 등은 최소 두 돌이 될 때까지 사용하지 않습니다. 어른의 기준으로 보자면 세상 맛없는 음식이 이유식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도 이유식을 맛있게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미각세포는 어른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절대미각인 셈입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이 미각세포는 점점 퇴화해 달고, 짭조름하고, 자극적인 맛을 원하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만든 음식이 대체로 짜게 되는 것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세상에 처음 접하는 음식 본연의 맛을 느끼는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료 본연의 맛으로만 자르거나 가열하는 등으로 그 형태만 바꿔서 공급해야 합니다.
맛없는 재료부터 시작하십시오. 보통 채소는 쓴맛이, 과일은 단맛이 기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대부분 채소를 싫어합니다. 채소와 과일은 둘 다 섬유소 및 기타 영양소 섭취에 꼭 필요하지만, 채소를 먼저 먹게 하십시오. 채소를 먹었던 아이는 다음에 과일을 잘 먹을 수 있지만, 과일을 먼저 먹인 아이는 채소를 강하게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쓴맛은 독소라는 본능에 기인하므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친밀한 주체인 양육자가 지속적으로 섭취를 권유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아이가 이유식을 잘 안 먹는다고, 거부한다고 지레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 아이만 이유식을 거부하는 게 아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유식을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조금 힘들더라도 내 아이의 평생 식습관을 좌우할 수도 있는 이유식을 올바르게 섭취하도록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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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조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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