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란 난소기능이 쇠퇴해 수정능력이 감소하고 호르몬 변화로 인한 내분비계통의 혼란이 나타나는 시기부터 폐경을 지나 안정을 찾을 때까지의 시기를 의미한다. 갱년기 증상은 대체로 40대 중후반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양상은 점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갱년기에는 난소의 기능이 저하돼 호르몬의 변화가 나타나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혈중 난포자극 호르몬의 증가로 심한 에스트로겐 결핍상태에서 여러 가지 증상과 대사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갱년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갱년기 증상이라고 볼 수 있으며 위에서 언급하였듯 그 원인은 대부분 호르몬의 변화에 기인한다.
갱년기의 시작을 알리는 증상은 월경주기가 짧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90% 정도의 여성이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이후 폐경을 맞게 된다. 이는 난포 자극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어 난포기가 단축되므로 월경주기가 짧아져서 나타나는 것이다.
흔히 알려진 갱년기 증상으로는 안면홍조를 들 수 있다. 이는 에스트로겐의 결핍에 의하여 시상하부에 위치한 온도조절 중추의 역치가 낮게 조절 돼 나타나는 혈관 운동성 홍조이다. 주로 얼굴, 목, 가슴의 피부에 갑자기 홍조가 나타나며 강한 열감과 땀이 나면서 사라진다. 안면홍조는 알코올이나 카페인, 매운 음식 등의 섭취나 긴장, 스트레스로 인해 그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며 밤에 더 심하게 나타나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갱년기 증상은 골다공증이다. 호르몬의 변화는 골밀도에도 영향을 끼쳐 갱년기 여성의 약 30%에서 골다공증이 나타난다. 갱년기에는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의 위험이 증가되며 주로 손목, 척추와 고관절, 대퇴골의 골절이 많이 일어난다.
특히 그 중에서도 대퇴골 골절의 경우 환자의 1/3의 경우에는 사망할 수도 있으며 2/3 경우에는 독립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돼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에스트로겐은 혈관 내 지질의 축적을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으로 염증반응을 약화시켜 동맥경화증을 억제하며 혈관을 이완시키고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향상시키며 심장의 박동수를 감소시켜 심장의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따라서 에스트로겐의 생성 및 분비저하는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그 밖에 갱년기 증상은 골반 내의 혈류량이 감소되어 질, 자궁, 외음부, 요도의 위축과 성욕 감퇴, 근육통, 관절의 통증, 불면증,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신경계통의 이상이 나타나 팔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고 온 몸의 여기저기가 아픈 신경통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식욕이 감소되거나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피로와 피부 건조가 나타난다. 또한 정서적인 변화가 나타나 서글픈 감정이 나타나거나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쉽게 나기도 한다.
갱년기에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을 예방 또는 치료하기 위해서 호르몬 대체요법이 많이 시행된다. 호르몬 대체 요법은 에스트로겐의 부족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을 예방 또는 교정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호르몬 대체요법의 방법으로는 에스트로겐 단독과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복합투여와 주기적, 지속적 투여방법이 있다.
대체요법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빈도를 낮추고 골다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으로는 유방암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키거나 체중증가, 부종, 소화 장애 등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의 연령에 따른 나타나는 인체의 변화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 의하면 여자의 나이가 14세에 이르면 천계(天癸)의 작용으로 월경이 시작하며 임맥(任脈)이 통하며, 49세에 이르면 천계가 다해 임맥이 약해지고, 월경이 불규칙하게 되면서 폐경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천계는 성선 자극 호르몬을 의미하며, 여성이 14세 정도에 초경을 시작하고, 49세 정도에 폐경을 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호르몬의 변화는 장부 중에서 신장의 기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천계라는 호르몬의 작용은 신장 기능의 쇠퇴에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따라서 한의학적 관점으로 갱년기의 호르몬 변화는 신장의 기능 저하가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급격한 감정의 변화나 오래된 스트레스는 인체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러한 감정 변화는 인체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갱년기의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증상의 주된 원인을 신장의 기능 저하와 감정의 변화로 인한 인체 기능 장애로 본다. 신장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를 신허기쇠(腎虛氣衰)라고 하며, 급격한 감정의 변화나 스트레스로 인체 기능 장애를 간기울결(肝氣鬱結)이라고 한다.
치료는 신장의 기능을 보강하거나 인체 기능 장애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약 치료 및 침 치료, 뜸 치료 등이 시행된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체의 기능을 개선하는 한의학적 치료가 갱년기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 치료에 많은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사상의학에서는 신허기쇠(腎虛氣衰)과 간기울결(肝氣鬱結)의 원인과 함께 각 체질적 특성을 고려하여 갱년기의 다양한 증상을 치료하고 있다.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약하고 불안한 마음이 쉽게 나타날 수 있기에 소화기능을 강화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음인은 몸에 쉽게 노폐물이 쌓일 수 있으며 겁내는 마음이 쉽게 나타날 수 있기에 몸 속 노폐물의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용기를 낼 수 있게 지지하면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양인은 몸에 열이 쉽게 모일 수 있고 두려운 마음이 쉽게 생길 수 있어서 몸의 열을 내리고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양인은 몸이 쉽게 마르고 건조해지며 급박한 마음이 쉽게 생길 수 있어서 몸의 수분공급을 충분히 하며 급박한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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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덕진 덕진한방사상체질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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