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세계 최초 ‘물질특허 연장 소송’에서 승소했다.

28일 대법원은 4년간 이어진 DDP-4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성분명:빌다글립틴)’의 특허분쟁에서 오리지널사 노바티스가 한미약품과 안국약품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존속기간 연장무효 상고심에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는 즉, 노바티스 상고 사유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기존의 특허법원의 판단이 유지돼 한미약품과 안국약품이 승소했다는 뜻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가브스 물질특허 존속기간 55일이 무효돼, 한미약품과 안국약품은 가브스 제네릭 조기출시 빗장을 풀어 내년 초 출시가 유력하다.

이번 판결은 전례가 없던 오리지널사의 ‘물질특허’에 대한 국내제약사의 도전이 성공한 최초의 사례다. 현재까지 오리지널사를 상대로 의약품 물질특허에 무효 도전하여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보통 특허권은 출원일로부터 20년간 보호받는다. 의약품은 임상시험, 규제기관 허가 등에 걸린 시간만큼 특허 기간을 연장해준다. 앞서 노바티스가 가브스 특허를 국내 출원할 때도 임상시험 기간, 식약처 허가 기간을 존속기간으로 인정해달라 요청해 특허가 2년 2개월 23일(1068일) 연장됐다.

이에 한미약품과 안국약품은 연장된 물질특허 존속기간 중 ‘187일’이 무효라고 주장했고, 특허심판원은 187일이 무효하다고 1심 판결했다. 이어진 2심에선 노바티스가 일부 승소해 특허법원은 187일 중 ‘55일’만 무효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노바티스는 하루도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주장하며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고, 이번에 대법원이 각하 판결을 내린 것. 최초로 오리지널사를 대상으로 한 물질특허 연장 무효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각하 판결을 기반으로 그간 극복하기 힘들었던 물질특허에 대한 국내제약사들의 도전이 잇따를 것”이라며 “세계 최초로 승소한 한미약품의 사례를 통해 향후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전략이 전반적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