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요즘 너무 피곤하고, 체중이 늘고, 힘이 드는데 혹시 갑상선 문제는 아닐까요?”
갑상선기능저하는 비교적 흔한 병입니다. 갑상선 기능은 피로도 및 비만, 불임과 밀접한 상관이 있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여성분들의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로 갑상선 호르몬 부족으로 약을 드시는 경우도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정도 흔하지요. 피로가 많은 남성 직장인 분들도 종종 검사를 위해 찾아 오십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즉 갑상선 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 치료는 별로 어렵지 않아요. 원인이 무엇이든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 약은 임산부가 먹어도 될 정도로 아주 순한 약입니다. 색도 곱고, 매우 작고, 심지어 가격도 아주 저렴합니다. 단 한 가지만 주의한다면 말이죠.
그것은 갑상선 호르몬 약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진료실에는 갑상선 호르몬 약을 잘 드셨는데, 갑자기 혈액검사가 나빠진 환자분께서 오셨습니다. 찬찬히 여쭤보니 귀찮아서 갑상선약을 건강식품, 위장약, 진통제 등등 다양한 약과 함께 드셨다고 하시네요.
갑상선 호르몬 약 (Levothyroxoine) 은 주로 섭취 20~30 분 내에 흡수됩니다. 그런데 커피, 식이섬유, 일부 과일 등을 같이 먹으면 약의 흡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 외 다양한 약들도 영향을 줍니다. 위장약, 빈혈약, 신경안정제, 당뇨약, 스테로이드 호르몬, 여성호르몬, 결핵약, 심장약, 일부 진통제까지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참 걸릴 정도로 그 종류가 많지요. 그래서 갑상선 호르몬 약은 꼭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공복에 따로 드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아이쿠, 왜 이렇게 예민하게 많은 것에 영향을 받는 것이냐고요?
그것은 갑상선 호르몬이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기 때문이에요. 아주 정확한 범위 안에서 갑상선호르몬의 간을 맞추고자 우리 몸에는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 드린 다양한 먹을 것과 약들은 우리 몸의 여러 안전장치들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우리 몸에 작든 크든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로 합시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 약은 너무나도 소중하지만 예민한 사춘기 소녀처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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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희 혜민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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