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 피부염은 얼굴과 두피에 발생하는 만성 습진성 질환입니다. 주된 병변은 두피와 얼굴을 중심으로 나타나며 점차 만성화되면서 가슴, 목덜미, 겨드랑이, 사타구니로도 조금씩 퍼집니다.

주된 증상으로는 얼굴의 홍조, 가려움, 홍반, 구진들이 나타나고, 두피의 경우에는 각질과 홍조, 가려움, 모낭염이 발생합니다. 코 주변, 인당, 귀밑, 외이도, 두피, 겨드랑이 등 지루 피부염이 발생하는 부위를 보면 뚜렷한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피지선이 발달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지루 피부염은 피지선에서 발생하는 습진성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지성 피부가 지루 피부염의 위험성이 높다는 말일까요?

지성 피부를 알기 전 피부를 정확히 분류해야만 합니다. 레슬리 바우만(Leslie Baumann) 교수가 제안한 16가지 피부 타입 분류법이 피부 분류법 중 가장 유명한데요. 분류 기준을 보면 건성(dry)과 지성(oily), 민감성(S)과 저항성(R), 색소성(P)과 비색소성(N), 주름성(W)과 탱탱한 피부(T)의 4가지 항목별로 분류하여 총 16가지 피부 타입으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지성과 건성을 상대되는 개념으로 구분했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지성의 반대는 건성일까요?

지성 피부는 피부에 기름이 많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대체로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이 되는 것으로 피지선이 많이 발달함과 동시에 모공이 넓은 특징을 보입니다. 흔히 오일리한 피부라고 말하는 경우죠. 그렇다면 지성 피부의 반대는 건성 피부일까요?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지성 피부(oily)의 반대는 건성이 아니라 non-oily입니다. 즉, 피지가 많지 않고 적은 상태입니다. 건성 피부는 어떤 피부일까요? 건성 피부의 정의는 표피층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표피층의 수분 저지막에 수분 함유량이 적고, 쉽게 증발이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건성 피부는 피지선의 분포처럼 유전적인 부분보다 표피층의 수분량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피부 보습을 잘 해주고 보습 후 수분 손실을 막는 생활습관을 유지해주면 피부내 수분 함유량을 올릴 수 있습니다. 건성 피부가 몇 가지 관리를 통해서 촉촉한 피부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건성의 반대는 지성일까요? 건성 피부(dry)의 반대는 non-dry입니다.

지루 피부염 환자의 얼굴을 피부를 보면 대부분 모공이 커져 있고 피지선이 발달한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일리하기 쉬운 피부의 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부가 매우 건조하다거나 속 당김이 심하다고 말합니다. 즉, 오일리한 피부의 조건과 건조한 조건이 얼굴에 공존하는 상태입니다.

이때 건조한 상태만을 생각하고, 이를 완화하고자 크림이나 로션을 듬뿍 바르게 되면 건조함이 줄기는커녕 열감과 건조함이 더 심해지곤 합니다. 즉, 지루 피부염의 건조함은 피지 분비가 많고 적음과 무관하며 단지 열에 의해 피부내 수분 증발로 인한 결과입니다.

지루 피부염은 얼굴과 두피로 끊임없이 올라오는 열에 의해서 피부 내 수분이 증발하면서 얼굴과 두피의 건조함을 호소하고 가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을 상열하한(上熱下寒) 현상이라고 말하며 지루 피부염의 경우 피부 내 열순환의 문제 즉, ‘열대사 장애’라고 합니다.

몸의 열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심부 온도가 높게 유지되고, 상대적으로 피부 표면 온도는 낮은 분포를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열대사 장애가 발생하면 열이 상체로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상승한 열이 내려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됩니다. 이때 발생한 열이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인 얼굴과 두피에 염증을 만들게 되는 것이 바로 ‘지루 피부염’입니다.

그렇다면 지루 피부염은 피지선이 발달한 지성 피부 타입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병일까요? 예상과 달리 지루 피부염은 oily와 non-oily라는 피부 타입과는 무관합니다. 오히려 상체로 열이 많이 상승하는 몸 상태를 갖고 있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상승한 열에 의해 피부의 수분이 증발하여 건조하다고 하는 경우가 오히려 지루 피부염의 위험 신호가 되는 것입니다. 흔히 수분부족형 지성피부(수부지)라고 말하는 경우가 지루 피부염의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피지선이 발달한 피부를 갖고 있으면서 피부 표면 온도가 높은 상태이거나 상열감이 자주 발생하는 조건인 경우 열대사 장애가 발생하면서 피부염이 쉽게 촉발되는 것이죠.

종합해 보면 지루 피부염은 수분부족형 지성피부 상태에서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때 건조함에만 집중한 나머지 유분이 많은 크림을 과용할 경우 건조함은 잠시 줄일 수 있지만 피부를 과도하게 막아 열발생을 증가시켜 오히려 염증은 더욱 증가할 수 있습니다.

피지 분비가 많으면서 속당김이 심한 경우라면 우선 피부 표면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도를 낮춰주게 되면 수분 증발을 막을뿐 아니라 낮은 피부 표면온도로 인해 피부염의 염증 반응도 줄이게 됩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얼굴에 냉팩을 해주거나 선풍기 등으로 상쾌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습니다. 요즘 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피부 표면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열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