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인류와 오래전부터 함께 생활한 가축으로 소과에 속한다. 소는 좁은 의미로는 가축으로 사육하는 소를 의미하며, 넓은 의미로는 소과 중 산양류, 면양류, 영양류 이 외의 것을 의미하는데, 가축인 소 이 외에 물소류, 들소, 야크, 가우르, 가얄, 밴팅 등을 포함한다.

소의 가축화는 기원전 5000년경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며, 고대 사회에서 소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다. 이는 농경 사회에서 소가 노동력을 제공하는 필수적인 동물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듯 신성한 동물로 여겨진 소는 옛 신화 속 이야기에도 종종 등장한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 최초로 약을 분류했다고 알려져 있는 전설 속 인물인 신농(神農)의 외모는 소의 머리에 사람의 몸을 가졌다. 신농은 의학의 신이자 농경의 신으로서 최초로 농기구를 발명했고, 이를 사용해 사람들에게 농사를 가르쳐주었다. 인류에게 농사를 가르쳐준 농경의 신인 신농의 머리가 소의 형상을 한 것은 고대 농업과 소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의학에서 소는 쇠고기와 우유를 비롯해 다양한 부위가 약재로 활용돼 왔다.

쇠고기는 맛이 달며, 섭취했을 때 소화기의 기능과 체력을 보강하고, 근육과 뼈를 강화하며, 허약한 증상, 소갈증, 소화기능의 약화, 수종, 허리와 무릎의 약화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쇠고기를 약재로 활용할 때에는 고아서 복용하거나 달인 즙이나 환제의 형태로 복용한다.

우유는 맛이 달며, 섭취했을 때 원기를 회복시키고 호흡기와 위의 기능을 보강하며 진액을 생성하고 장을 촉촉하게 하고, 허약하거나 체력이 저하된 경우, 심한 구토, 당뇨, 변비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이처럼 쇠고기와 우유는 체력이 허약하거나 소화기능이 저하된 경우에 복용하며 기력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소의 장은 곱창이나 막창 등의 형태로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소의 피는 선지의 형태로 자주 접할 수 있다. 소의 장과 피는 약재로 활용되며, 특히 소의 장은 위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그 외에 약재로 활용할 시 소의 발은 여자의 자궁출혈을 치료하고, 소의 발톱은 소아가 밤에 우는 것을 치료하며, 소의 피는 빈혈, 장출혈, 무월경, 몸이 여위는 증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우황청심환의 주된 재료 중 하나인 우황은 소의 담낭, 담관 또는 간관 속에 있는 결석이다. 우황은 맛이 쓰며, 심장의 기운을 맑게 하고 몸의 담음을 제거하며 담(膽)을 이롭게 하며 놀라거나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이러한 효능 때문에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때 복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우황청심환의 주재료로 우황이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그 밖에 우황은 열병에 의한 혼미, 헛소리, 간질의 발광, 소아의 경풍, 경련, 인후, 입과 혀의 염증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이렇듯 한의학에서 소는 치료의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됐다. 활용된 예를 살펴봤을 때 소는 고기 뿐 아니라 다른 다양한 부위들 또한 질병 치료에 활용돼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증상이 있다고 일괄적으로 복용하거나 과도하게 많은 양을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소를 치료의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과 조언을 받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사상의학에서 태음인은 몸이 열이 쌓이거나 몸이 차가워질 수 있는 경향성을 모두 가지고 있기에 성질이 차가운 성질과 뜨거운 성질의 중간에 위치한 소는 태음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치료의 사례에 있어서도 태음인에게 뇌졸중이 발생했을 경우 우황청심환을 복용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도 쇠고기를 섭취해 위장의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으나 소의 기름이나 내장 등은 장 운동을 자극할 수 있기에 섭취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우유는 성질이 차기에 소음인은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의 경우 소화기능이 왕성하므로 쇠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위장의 기능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체내에 열에너지가 많이 쌓여 염증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에 적절한 양을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태양인은 몸이 쉽게 건조해져서 육류보다는 해산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체질적으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