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건강지식을 접하게 되면서 스스로 당뇨병이 걱정돼 내원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당뇨병, 또는 당뇨 전단계는 얼마나 많을까요?
당뇨병 환자는 실제로 매우 많습니다. 심지어 청소년 당뇨병도 늘어나서 요즘 걱정이 많습니다.
2020년 대한 당뇨병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남자는 40대부터, 여성은 50대부터 인구의 10% 이상이 당뇨병으로 진단되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많아지죠.
당뇨병 전단계 환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그러니까 당뇨병과 당뇨병 전단계를 합치게 되면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절반 이상이 당뇨병 혹은 당뇨병 전단계에 있는 셈이죠.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어떨 때 당뇨병 검사가 필요할까요?
입이 너무 마르고, 자꾸 물을 먹고 싶으면서 소변이 자주 나오고 살이 빠질 때 당뇨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증상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다음’ 증상,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 증상, 목이 자주 마르는 ‘다갈’ 증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은 당뇨병이 한참 진행됐을 때, 그러니까 당뇨병이 이미 극도로 심한 경우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초기 당뇨병은 대부분 자각증상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몇몇 증상들은 ‘아 이분이 곧 대사적인 문제가 생기겠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증상들이 있기는 합니다.
1. 너무 피곤해요.
피곤함은 다양한 병의 원인이자, 증상입니다. 피곤하다고 모두 당뇨병은 아니지만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몸에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이지요.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당뇨병과 관련된 주 기관인 간과 췌장에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당뇨병이 있는 분들이 무척 피곤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식후에 헛헛해요.
이 증상은 보통 탄수화물, 그 중에서도 설탕과 같은 단당류나 밀가루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드시는 분들에서 많이 생깁니다. 조금 어렵게 이야기 하자면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하시는 경우입니다.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오면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죠. 이렇게 많은 인슐린을 만들었는데, 정제된 당분들은 금방 소화가 돼 버립니다. 그러면 잠시 후 남아 있는 인슐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혈당이 훅~ 떨어지는 느낌, 안 좋은 기분이 들게 되죠. 그래서 또 단 음식을 먹게 됩니다.
밥을 먹었는데 금방 헛헛해서 달달한 음식을 찾는 경우라면 췌장에 무척 부담을 주는 식습관을 가지고 계신 겁니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이 약해지면, 당뇨병이 생깁니다.
3.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요.
당뇨병이 아주 심한 경우엔 먹어도 먹어도 살이 빠지면서 배가 고픕니다. 반면, 당뇨병이 아니지만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면 마음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먹어도 먹어도 자꾸 먹으면 당뇨병이 생깁니다. 당뇨병은 입에 넣는 것에 의하여 결정되는 아주 솔직한 병입니다.
4. 상처가 잘 안 나아요. 면역력이 약해졌어요.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경우는 면역체계 또는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혈당은 두 가지 모두에 영향을 줍니다.
5. 소변에서 거품이 나와요.
우리 몸에 필요 없이 넘치는 당분은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소변을 자주 보면서 소변에서 단 냄새가 나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진행되면 콩팥의 혈관 구조가 망가지면서 단백뇨가 나오는데 이 때 거품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다만 소변의 거품은 비타민 등을 먹었을 때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히 소변 검사를 체크해 보는 게 좋습니다.
6. 손발에 쥐가 나고 따끔거려요.
당뇨병이 진행되면 신경에도 당뇨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밤에 심해지고 주로 손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손발에 통증이 느껴지는 다른 여러 가지 병이 있으므로 감별이 필요합니다.
정확한 당뇨병 진단은 혈액검사로만 가능합니다.
가끔 손끝으로 잰 혈당이 높다고 당뇨병으로 진단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십니다. 안타깝지만 일반적인 혈당기계는 10-20 ㎎/㎗의 혈당 오차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혈관에서 주사기로 뽑은 혈액검사로만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어요. 정확히 진단되지 않는다면 필요하지 않은 약을 오래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당뇨병의 진단 기준
1.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다음, 다뇨,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 등)과 식사와 관계없이 측정한 혈장 혈당이 200㎎/㎗이상
2. 8시간 공복 혈장 혈당이 126㎎/㎗ 이상
3. 75g 경구당부하검사에서 2시간 혈장 혈당이 200㎎/㎗ 이상
4.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
여기서 혈당은 주사기로 피를 뽑아 나간 혈당 검사를 의미합니다. 손 끝 혈당 검사 아니라는 점, 알아주세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뇨병이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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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희 혜민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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