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만 되면 얼굴 중심부가 붉어지고 후끈 달아오르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빈발한다면 안면홍조(주사, 장미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추운 겨울 우리 몸을 포근하게 해주는 따뜻한 히터라도 안면홍조(주사, 장미증)가 있는 분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요. 히터나 따뜻한 실내 온도가 얼굴 피부 속 혈관이 확장시키면서 안면홍조와 상열감이 동시에 폭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면홍조가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얼굴로 올라오는 열감을 참을 수 없는 나머지 겨울철에도 수시로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를 켜야만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안면홍조(주사, 장미증)를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 속 악화 요인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안면홍조는 얼굴이 단순히 붉은 증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면홍조는 얼굴이 붉어지는 하나의 증상일 수 있지만, 질환으로 보는 안면홍조(주사, 장미증)의 의학적 정의는 선행 피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진행형의 신경 혈관성 염증 질환을 말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첫째, 혈관의 운동기능 이상에 의해 열이나 감정요인 등의 자극에 대해 혈관 조절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혈관 주변의 섬유조직이 탄력을 잃으면서 늘어나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또한 모낭충이나 세균이 피부 표면에서 이상증식함으로 인해 모낭에 염증이 발생하고, 염증이 혈관 표면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홍조의 원인이 됩니다.

안면홍조의 악화인자 중 외부적인 요인은 지난 시간에 다룬 자외선, 추운 날씨, 강한 바람, 감정요인(흥분, 화남, 당혹), 고온의 환경과 운동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음식 요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음식물 중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는 대표 음식은 신남알데하이드(cinnamaldehyde)가 함유된 음식을 들 수 있습니다. 토마토, 시나몬(계피), 초콜릿이 대표적인 신남알데하이드가 함유된 음식에 속합니다. 또한 시트러스가 함유된 귤이나 오렌지, 레몬, 자몽 등도 신남알데하이드가 함유된 음식입니다.

이런 음식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자신도 모른 채 혈관확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또한 히스타민이 많은 음식 역시 안면홍조를 악화시킵니다. 치즈와 같은 유제품 군, 와인과 같은 술, 캐찹,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이 히스타민을 많이 함유한 음식에 속합니다.

반면 안면 홍조를 악화시키는 식이 요인으로 가장 먼저 손꼽는 것은 커피입니다. 피부질환이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커피를 끊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요. 특히 안면홍조에 있을 때 카페인을 가장 안 좋은 음식으로 먼저 지목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동향을 보면 카페인이 안면 홍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미미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2018년 논문 (Association of Caffeine Intake and Caffeinated Coffee Consumption With Risk of Incident Rosacea in Women)을 보게 되면 총 4945명의 여성이 안면홍조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 증가와 안면홍조의 위험 사이에 역연관성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즉, 카페인 커피 소비에는 유의미한 역연관성이 관찰되었지만 디카페인 커피 소비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추가 분석을 통해 커피 이외의 음식에서 카페인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도 안면홍조의 위험 감소와 유의미하게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즉, 안면홍조와 커피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안면홍조가 있을 경우 음식물 성분 자체보다 더 홍조를 악화시키는 것은 뜨거운 음식, 매운 음식을 들 수 있습니다. 뜨거운 온도와 매운 자극 자체로 인해서 혈관을 확장시키게 되면 홍조 증상이 발생하고 확장된 혈관이 쉽게 수축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안면홍조를 악화시키게 됩니다. 안면홍조가 있다면 따뜻한 음료보다는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좋고, 매운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을 주로 선택하는 것이 이롭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면홍조가 있을 경우 허브가 함유된 제품도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페퍼민트, 유칼립투스, 멘톨, 위치하젤, 캠퍼 등이 함유된 화장품이나 세정제품을 사용할 경우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리 우려가 높습니다.

안면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별것 아닌 자극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안면홍조는 정상인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자극이라도 홍조를 쉽게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악화인자에 대한 관리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