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피부에 이런 저런 것이 생길 수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알러지일 수도 있고, 접촉성 피부염일 수도, 여드름일 수도 피부암일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마스크 착용 이후, 얼굴에 유난히 집중돼 피부질환이 발생하곤 한다. 쉽게 해결할 수도 있지만, 수술과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드물지 않게 있다. 간혹 진료실에서 조직검사결과를 받고 환자에게 암 통보를 해야 하는 경우, 심히 마음이 무겁다.
어떤 증상이 자가치료가 가능한지와 또,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지 우선 알아본다. 병원 내원 후엔, 어떤 경우 수술하고 조직검사를 해야하는지까지 함께 알아본다.
1. 뾰루지(모낭염)
모낭염은 세균감염, 물리, 화학적자극 등에 의해 모낭에 염증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코털을 뽑거나 면도하다 다친 미세한 상처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이럴 경우 병원에 내원하면 보통 항생제를 처방받는다.
모낭염이 많고 심한 경우, 압출을 통해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피지를 억제하는 레이저치료와 피지와 모공을 청소하는 각질관리가 도움이 된다.
모낭염과 여드름의 차이점은 면포가 유무다. 뾰루지라고 하는 노랗게 잡힌 좁쌀만한 농은 대개 모낭염인 경우가 많다. 조금 더 크고 불룩하게 튀어나오면서 아픈 경우, 주로 여드름이다. 모낭염이라면, 외용액 항생제를 바르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정확한 것은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2. 여드름
여드름은 피지선의 만성 염증질환으로 면포(모낭안에 굳어 딱딱해진 피지)가 있다. 보통 모낭염보다 크게 자라고 염증이 더 심하다. 그렇기에 통증이 있고, 회복 후에도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붉은 자국이나 갈색 색소침착은 재생 후 옅어지거나, 레이저로 치료도 가능하다. 패인흉터는 치료에 난이도가 있으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 패인흉터를 예방하는 방법은 적극적인 여드름 치료다. 신속히 병원에 방문해 적합한 여드름 치료를 받으면 흉터로 발전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여드름 치료는 압출, 염증주사, 여드름레이저, 광선치료, 스케일링 등이 있으며, 경우에 따라 항생제와 피지억제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3. 비립종
피부 표면 가까운 층에 크기가 1㎜ 내외로 작은 흰색 혹은 노란색의 좁쌀 같은 주머니로, 안에는 각질이 차 있다. 치료는 대개 레이저로 한다. 탄산가스(CO2)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낸 후 면포 압출기 등으로 내용물을 제거하면 된다. 시술시 통증이 있지만, 결과는 양호한 편이고, 흉터는 대개 남지 않지만, 재발율이 높다. 자주 재발하는 경우, 1년에 1회 정도 시술을 권한다.
4. 한관종
한관종은 비립종과 유사하게 생겼지만, 땀샘에서 기원했다는 점이 다르다. 깊이는 비립종에 비해 훨씬 더 깊어 치료에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여성에게 흔하고 눈 밑에 흔히 발생한다. 눈가 주변에 우둘투둘하게 자갈모양으로 피부가 변형돼 있으면 한관종인 경우가 많다.
한관종 치료는 CO2레이저로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대중적이다. 다만, 해당 레이저로는 깊은 한관종일 경우,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 외 고주파 장비 등을 이용해 한관종을 치료하는 시도도 있으나, 어떠한 방법도 깔끔하게 흉터 없이 완벽하게 한관종을 없애기는 아직 어렵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피부질환이다.
5. 표피낭(피지낭종)
피부아래 주머니가 생기는 피부질환으로 주머니 안에 각질과 각종 피부부산물이 쌓여 점점 커진다. 신체 중 피부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발생 후부터 조금씩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염증이 동반되면, 대개 심한 통증과 함께 부풀어오른다. 내부 지방이 흘러나오면, 심한 악취가 동반된다. 수술적 치료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병변을 정교하게 메스로 절개 후 내부 주머니 및 내용물을 완전하게 제거하면 완치가 된다. 일부 내용물이 남은 경우 재발이 되므로 집도의의 환자의 불편감을 내 것처럼 느끼며, 끝까지 완전하고 완벽하게 제거하는 기술과 정성이 필요하다.
6. 지방종
지방종은 성숙된 지방세포로 구성된 양성종양으로 보통 얇은 피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방조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생길 수 있으나 보통 몸통, 허벅지, 팔 등 피하지방조직이 두꺼운 곳에 자주 발생한다.
발생 후부터 조금씩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고 그냥 둬도 건강상에 이상은 없지만 주로 미용상의 이유로 제거수술을 한다. 국소마취 후 절제수술을 통해 제거하고, 완치율은 높은 편이나 수술 부위에 따라 작은 흉터가 남는 편이다. 최소한의 절개로 흉터를 작게 만드는 미용 수술적인 접근이 필요한 질환이다.
7. 피부암
피부에 검게 튀어나온 것이 발생했을 때 흔히 검버섯 또는 사마귀라고 생각해 병원에서 간단히 레이저로 제거하고자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다. 해당 경우, 피부암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다.
진단 후, 절제수술 및 조직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진단받았다면, 주변부 경계가 명확한지 확인하고 불분명한 경우 보다 넓은 범위의 절제수술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원격전이 여부를 꼭 확인해봐야 한다. 전신 뼈스캔검사나 PET-CT 검사가 필요하다. 미용적 시술 뿐 아닌, 심각한 질병을 다루는 의사로서의 숙련되고 노련함이 요구되는 항목이다.
8. 기타피부양성종양
악성종양은 아니지만 우리를 괴롭히는 피부 양성종양들도 제법 있다. 결합조직이나 혈관, 신경 등에서 유래된 양성종양들이다. 크기가 크거나 모양이 좋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조직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뾰루지부터 피부암까지 피부에는 각종 문제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젊고 아름답게 살고 싶은 우리 욕망은 시대정신(zeitgeist) 이다. 그 욕망 안에 도사리고 있을 질병적 질환을 놓치지 않고 접근가능한 개인별 현명함이 필요한 시대다. 피부에 고민이 있다면 지체 말고 경험 많은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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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원 종로연세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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