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의 ‘Eye 러브 유’] 떨어져 버린 망막, 붙일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정종진입니다. 오늘은 망막박리3탄, 치료와 예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볼까 합니다.


1. 열공성 망막박리의 치료
망막박리 치료의 기본 목표는 떨어져 나온 망막을 붙이는 것입니다. 열공성 망막박리에서 중요한 목표도 원인이 되는 망막열공을 막고, 망막을 제자리에 유착시키는 것입니다. 다음의 각 상황에 따라 열공성 망막박리의 치료가 다소 달라질 수는 있습니다.


▲ 정종진 김안과병원 교수


(1) 망막열공만 관찰되고 열공 주변으로 망막박리가 없거나 거의 진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바로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망막열공 주변으로 장벽 레이저 광응고술(barrier laser photocoagulation)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망막박리가 진행하거나 추가적인 망막열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레이저를 시행한 다음에도 정기적인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2) 망막열공이 보이고 열공성 망막박리가 일부 진행됐지만, 범위가 넓지 않고 주변부에 국소적으로 위치하여 있고, 오래돼 보이는 망막박리의 경우에도, 장벽 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망막박리가 레이저 시행 범위를 넘어서 더 진행할 가능성이 항상 있기 때문에 레이저 시행 후에도 자주 경과관찰을 시행해야 합니다.


(3) 망막열공이 보이고, 열공성 망막박리가 크게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해 망막을 유착시켜야 합니다. 이 때 시행되는 수술 방법이 공막돌륭술과 유리체절제술 두 가지가 있습니다.


(3-1) 공막돌륭술(scleral buckling)은 안구 주변으로 실리콘 재질의 스펀지나 밴드를 감아주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스펀지나 밴드를 감으면 해당 부위가 융기돼 올라와 망막열공을 막아주고, 유리체의 견인력을 감소시켜 망막을 유착시키고자 합니다. 망막열공이 있는 부위에만 스펀지를 대는 방법을 시행할 수도 있고, 360도 안구를 전체적으로 감아주는 공막두르기(scleral encircling)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3-2) 유리체절제술(vitrectomy)은 직접 눈 속에 기구를 넣어서, 유리체를 제거해주고, 직접 망막 아래에 고인 물을 빼면서 레이저 광응고술을 시행하여 망막을 유착시키려는 수술 방법입니다. 이와 동시에 망막 유착을 유지하기 위해 수술 후 안구 속에 가스 혹은 실리콘기름을 넣고 수술을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가스 혹은 실리콘 기름을 넣게 되는 경우, 수술 후 1주~4주 가량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이거나 엎드려 있거나 옆으로 누워 있는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위의 두 가지 수술 방은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두 수술 방법 중 어떠한 수술을 시행할지는 각 환자분의 연령과 망막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망막 전문 의료진의 결정에 따라 수술을 시행 받는 것이 좋습니다.


열공성 망막박리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위의 두 가지 수술 방법을 함께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일 열공성 망막박리를 진단받고 수술을 기다리는 중인 환자분이라면,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망막이 박리된 상태에서 계속 걸어다니거나 운동을 하게 될 경우, 박리된 범위가 점차 넓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열공성 망막박리를 진단받았다면 수술 전까지 일상활동을 최소화하고 절대적인 침상 안정을 취하는 것이 치료 후 시력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열공성 망막박리의 예후
열공성 망막박리로 진단되어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시력 예후는 각 환자분들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망막박리가 황반부를 침범했는지 여부가 중요할 수 있으며, 망막박리가 발생한 기간, 박리된 망막의 범위, 망막열공의 개수, 수술 후 재발 여부, 환자의 연령, 증식성유리체망막병증(proliferative vitreoretinopathy, PVR)과 같은 합병증 발생 여부에 따라 시력 예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황반부가 아직 유착돼 있고, 중심 시력이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는 경우에는 빠른 수술을 권유 드리고 있습니다. 수술을 시행하여 망막이 잘 유착되더라도 수술 전 시력으로 회복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고, 사물의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이나 암점 같은 증상이 남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만성적 열공성 망막박리의 경우, 수술로 망막을 다시 유착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다시 유착되더라도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심한 경우, 시력 회복이 목적이 아닌, 안구 유지만을 목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망막이 박리됐던 기간이 길수록, 수술 이후 재유착 성공률이 떨어지며, 수술 후 시력 회복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3. 맺음말
오늘은 망막박리 중에서도 가장 여러분들에게 잘 알려진 열공성 망막박리에 대하여 알아봤습니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 열공성 망막박리입니다.


망막이 박리된 채로 오래 지속되면, 망막 자체에도 위축성 변화가 진행되고, 수술하더라도 다시 붙기 어려우며, 다시 유착이 된다고 하더라도 기능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이 때문에, 열공성 망막박리는 조금이라도 빨리 진단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나 여러분들 중에서 어느 날 갑자기 눈 앞에 커튼 치듯 시야가 가려 보이는 증상이 생겼다거나, 날파리증(비문증)이 늘었다면,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안과 진료를 보시고, 열공성 망막박리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눈으로 하루를 보내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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