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열의 정형외과 이야기] 슬기로운 환자 생활 2

정형외과 의사는 여러가지 치료를 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수술적 치료입니다.


근래에는 근골격 통증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의 의사 선생님들께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일반외과, 내과 등등. 이런 다양한 분야의 선생님들께서 환자분들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보존적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 류승열 힘내라병원 병원장


저 역시 환자분들의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보존적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 언급한 다른 분야의 의사 선생님들이 하시기 힘든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수술적 치료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바로 수술적 치료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수술적 치료를 공격적으로 하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환자분들에게 권유해 드리지만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수술적 치료보다 보존적 치료를 선호합니다.


저 역시 환자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치료를 할 때 보존적 치료로 할 수 있다면 가장 우선 순위에 보존적 치료를 두고 치료를 합니다.


가능하면 몸에 칼을 안 대는 것이 환자분들을 위해서 여러가지 면에서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한테 진료 보시는 환자분들 중 오랜 기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어서 답답해서 오시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환자분들 중에는 처음부터 수술적 치료를 했으면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는데 수술이 싫다는 이유로 차선책인 보존적 치료를 선택하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환자분들은 보존적인 선택하게 되면서 병은 더욱 악화되고, 시간과 돈을 모두 아깝게 소비하게 됩니다.


처음에 수술적 치료를 했다면 본인 관절을 유지하면서 안 아프게 잘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수술적 치료를 안 하다 보니 결국 관절이 다 망가져서 인공관절 치료를 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기억이 나는 환자분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50대 중반 여성분이었는데 이전부터 관절염이 있어서 약, 주사 치료를 하면서 지내던 환자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무릎에서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너무 심해져서 저한테 오셨습니다.


저는 무릎 관절에 있는 반월상 연골 후각 부위가 파열되었다고 의심하고 MRI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제 예상대로 반월상 연골 후각부가 완전 파열됐습니다.


환자분이 현재 가지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 내반 변형, 반월상 연골 후각 완전 파열, 이 세가지 조건들은 퇴행성 관절염을 빠르게 악화 시킬 수 있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환자분에게 잘못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공 관절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 무릎을 오래 쓸 수 있도록 절골술이라는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분은 현재 너무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후 6개월이 지났고 환자분께서 무릎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고 수술을 하겠다고 내원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이미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해서 이전에 권유해 드린 절골술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게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게 됐습니다.


환자분들은 수술적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도 다양한 이유로 수술적 치료를 안 하게 됩니다. 수술적 치료가 싫어서, 직장을 그만 둬야해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서 등등. 본인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적 치료를 권유했다면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귀 담아 들으시고 현명한 판단을 하는 슬기로운 환자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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